전체 임원 186명 중 女임원 5.4% 불과신한 '0명' 우리·하나·농협·기업 '1명'뿐 女 사회적 역할 확대에도 승진 벽 높아연말 인사에서 女임원 확대할지 '주목'
  • 인사 시즌을 앞둔 은행권의 여성 임원 비중이 여전히 극소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여성 인력 역할을 확대한다고 공헌했지만 지난 5년간 개선 의지는 보이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실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농협, 기업 등 6대 은행의 6월 말 기준 임원(은행장, 사외이사, 비상임이사, 부행장, 상무) 186명 가운데 여성 임원은 10명에 그쳤다.

    은행권 전체 종사자 중 여성 비율은 매년 평균 48%를 유지하고 있지만, 여성 임원은 5.4%에 불과한 것이다. 고객을 응대하는 창구업무 종사자 중 여성도 58%에 달한다.

    은행권이 다른 산업보다 여성 직원 비중이 높아 매년 유리천장을 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쉽사리 변화하지 않는 모습이다.

    여성 임원 수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3년 9명 ▲2014년 11명 ▲2015년 10명 ▲2016년 11명 ▲2017년 9명 등으로 소폭 감소했다. 

    은행별로 보면 더 처참하다. 신한은행은 여성 임원이 단 한 명도 없었고 우리, KEB하나, 농협, 기업은행은 1명뿐이다. 

    반면 남성 임원은 매년 증가 추세다. 여성 임원이 제로인 신한은행은 5년 사이(2013년~2018년 6월 말) 남성 임원 수가 9명 늘었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도 같은 기간 각각 11명, 4명 늘었다. 

    시중은행 중 여성 임원이 가장 많은 곳은 국민은행이다. 2013년~2016년 4명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해와 올해 1명씩 늘었다.

    이처럼 은행업 특성상 여성 인력 비중은 높지만 고위직으로 갈수록 그 비중은 크게 떨어진다. 

    은행들도 남성 중심 문화를 타파하기 위해 여성 인력의 역할을 강조하며 임원 수를 늘리겠다고 했지만 실행력은 제로인 셈이다. 
  • ⓒ국회도서관 법률정보실
    ▲ ⓒ국회도서관 법률정보실
    일각에서는 미국, 노르웨이 등 해외 사례처럼 민간기업의 여성임원할당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은 캘리포니아주 기업법에 따라 모든 상장회사가 내년 말까지 이사회에 적어도 여성 임원 1명을 두고, 2021년 말까지 이사회 규모가 4명 이하일 경우 최소 1명, 5명일 경우 최소 2명, 6명일 경우 최소 3명을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여성 임원 수를 유지하지 않을 경우 위반행위에 대한 벌칙 규정도 두고 있다. 최초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10만 달러 벌금을 부과할 수 있으며, 두 번째 이후의 위반에 대해서는 30만 달러를 부과할 수 있다.

    노르웨이는 유한책임회사법에 따라 이사회 내 임원 수 대비 남녀 비중을 유지해야 한다. 임원이 2~3명 있는 경우 적어도 남녀 각각 1명, 4~5인 경우 남녀 각각 2명, 6~8명인 경우 남녀 각각 3명이 있어야 한다. 

    이사회 임원이 9명인 경우 남녀 각각 4명은 있어야 하고, 그 이상이면 구성원 중 양성 비율이 최소 40%를 넘어야 한다. 노르웨이에서는 여성임원할당제를 준수하지 않은 기업의 경우 상장 폐지될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공공부문에서 여성임원 목표제 도입과 정부위원회의 여성 참여율이 법정 기준인 40%를 넘는 등 성과를 내고 있지만, 민간부문에서는 해외 국가와 비교 시 여성 비율이 현저히 낮아 점진적으로 여성임원할당제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민간부문 기업 임원의 비중을 보면 남성의 경우 82.1%이지만 여성의 경우 17.9%다. 국내 10대 그룹은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중이 1.7%로 현저히 낮다.

    은행권 관계자는 "다른 업종에 비해 여성 종사자가 많은 은행권의 유리천장은 더 견고하고, 여성들의 승진에 대한 벽이 너무 높다"며 "은행들이 매년 질타를 받아온 만큼 이번 인사에서 여성 임원을 늘릴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