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술수출 4조 7000억 규모… R&D 지속 성과 가시화이달 4개사 기술수출 성공… 악재 불구, 제약·바이오株 견인
  • 2018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주요 기술이전 사례 ⓒ뉴데일리경제, 각사
    ▲ 2018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주요 기술이전 사례 ⓒ뉴데일리경제, 각사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R&D) 성과가 본격적으로 가시화 되고 있다. 올해 기술수출만 10건. 그 이상 이뤄질 가능성도 남아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체결한 글로벌 기술수출은 총 10건으로 총 41억 5765만 달러(약 4조 6969억원) 규모다. 반환 의무 없는 계약금은 1억 3853만 달러(약 1564억 9734만원) 규모를 기록했다.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10개사 중 계약금 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앱클론(25.0%)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지난 2월 기술수출에 성공한 SK케미칼이 9.7%로 뒤를 이었다. 10개사의 계약금 비율 평균은 3.33%였다.

    이달에는 앱클론, 유한양행, 코오롱생명과학, 인트론바이오가 잇달아 기술수출을 성사시켰다. 4개사가 기술수출의 대가로 받기로 한 금액은 총 25억 2750만 달러(약 2조 8553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기술수출 성과가 이어지자,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 논란 등 악재를 딛고 제약·바이오 주가도 상승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주요 제약·바이오 종목으로 구성된 KRX 300 헬스케어지수는 지난달 26일 2853.09에서 1개월 만에 3119.58로 9.34% 올랐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110조 4152억원에서 117조 4341억원으로 6.36% 늘었다.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신약 ‘레이저티닙’ 기술수출은 바이오 벤처에 활발히 투자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분석된다.

    유한양행은 이정희 사장 취임 후인 2015년부터 바이오벤처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외부에 투자한 금액만 2000억원대에 육박한다. 이를 통해 2015년 9개였던 파이프라인은 24개로 늘어났다.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기술수출은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의 뚝심이 일궈낸 성과로 비춰진다.

    이 회장은 지난 1996년 회장 취임 후 코오롱그룹의 미래 사업을 바이오로 보고, 1998년 11월부터 인보사 개발에 착수했다. 지난 2011년부터 인보사 임상시험에 수백억원을 투입하는 등 20년간 신약 개발에 역점을 뒀다.

    특히 SK케미칼, JW중외제약, 유한양행은 각 분야에 특화된 굴지의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다.

    SK케미칼은 글로벌 백신리더인 사노피 파스퇴르에 세포배양 방식의 고효율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 기술을 이전했다. JW중외제약의 아토피 피부염 신약후보물질 ‘JW1601’은 피부질환 영역에 특화된 글로벌 제약사 레오파마의 선택을 받았다. 유한양행은 레이저티닙을 통해 폐암과 항암제 연구개발에 전문성을 갖춘 얀센의 파트너가 됐다.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대규모 기술수출이 본격화된 2015년 이후 지난 11월까지 상위 제약사 8곳의 합산 누적 기술수출 규모는 86억 달러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들은 잇단 기술수출 성공이 지속적인 R&D 투자에 따른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최근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관련 감리 이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 분식회계 이슈 등 투자 심리 위축을 야기하는 부정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간 연구개발에 집중해온 여러 제약사들의 투자 성과가 도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태영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 추세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R&D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유의미한 임상적 성과를 도출하고 있는 바이오 기업에 주목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의 공격적인 R&D 행보가 이어지고 있어 향후에도 기술수출 대박 행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임상 1·2상이 아닌 전임상 단계에서 글로벌 기술수출이 이뤄지는 경우도 생기면서 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 기회가 늘고 있다. 실제로 JW중외제약, 동아에스티, 한올바이오파마 등은 임상 초기단계에서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바 있다.

    KTB투자증권은 초기 임상 단계에서 기술수출 가능성이 높은 바이오 기업으로 올릭스, 펩트론, 파멥신, 셀리버리 등을 지목했다. 해당 기업들의 기술은 확장성이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유의 신약개발 플랫폼 기술을 보유해 파이프라인 확장 가능성이 높고, 초기 임상 단계에서 기술수출 가능성이 높은 올릭스, 펩트론, 파멘신, 셀리버리 등을 2019년 바이오 관심주로 추천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