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선 피해 고객 이어 소상공인 대상 지원책 일부 공개업체별 피해 규모 산정 어려워… 보상책 두고 고민 깊어져
  • KT가 지난 24일 발생한 아현지사 화재와 관련, 유·무선 피해 고객에 대한 보상 방안에 이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책을 내놓았지만 업계 반발은 여전히 거센 상황이다. 

    일각에선 신속한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동시에 대규모 불매운동 및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어 보상 방안을 둘러싼 갈등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27일 동케이블 기반의 서비스를 이용 중인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무선 LTE 라우터 1500대를 지원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지원책을 공개했다.

    KT 측은 "현재 장애가 지속되는 카드결제기 이용 고객 대부분은 동케이블 기반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카드결제기 이용이 가능하도록 무선 LTE 라우터 1500대를 투입했으며, 편의점 등은 가맹점 본사와 협의해 무선결제기 300여대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집단상가를 중심으로 일반 동케이블 유선전화를 광케이블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소상공인지원센터를 마련하고 직원 330여명을 투입해 무선 라우터 교체 및 착신전환 서비스 제공 등 지원에 나서고 있다.

    전날 오전 11시를 기준으로 무선 회선은 96%, 인터넷 및 IPTV는 99%, 유선전화는 92%가 복구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 25일 유·무선 피해 고객 대상의 보상 내용을 공개한 이후 현재까지 소상공인에 대한 보상 방안은 마련되지 않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지난 27일 소상공인연합회는 성명서를 통해 "이번 KT 불통 사태로 인한 소상공인들의 피해에 KT는 엄중히 책임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회는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들이 분명히 있음에도, KT가 책임있고 제대로 된 대응에 나서지 않아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라며 "이번 사태에 대한 적절한 피해 보상을 위해 집단소송 등 공동 법적 대응뿐만 아니라 나아가 회선 해지 등 불매운동에 나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업계에선 이번 화재에 따른 통신장애 보상액을 300억~400억원 수준으로 추산 중이지만, 소상공인 피해의 경우 명확한 기준 설정의 한계로 보상 방안 마련이 장기화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업계별 피해 규모가 제각각인 만큼 보상 기준을 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소상공인 대상의 구체적인 피해 보상 사례가 없는 것은 물론, 2차 피해 등을 고려할 경우 피해 조사에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앞서 회사 측은 소상공인에 대한 피해 보상에 대해 별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구체적인 보상 방안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유·무선 고객과 소상공인 피해 보상액을 합칠 경우 막대한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매출 감소에 대한 보상 규정이 없는 만큼 KT로서는 선택의 기로에서 신중히 고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