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체 윙입푸드, 상장 첫날 상한가 기록中 기업 실사 기간 늘어…매장까지 직접 검증투자자 신뢰 제고 효과…기업 입장에선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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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 3개월만에 국내 상장한 중국 기업 ‘윙입푸드’가 상장 첫 날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차이나 포비아’의 우려감을 불식하며 시장에 소소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증권가도 중국계 기업의 상장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윙입푸드는 지난달 3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첫 날 시초가 1800원보다 30% 오른 2340원에 장을 마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윙입푸드는 지난해 7월 상장한 컬러레이 이후 1년 3개월여만에 중국기업으로서 국내 증시에 이름을 올렸다. 그간 중국원양자원, 웨이포트, 차이나하오란 등이 상장폐지가 결정되면서 시장에는 ‘차이나 포비아’ 현상이 확산됐다.

    여기에 올 하반기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증시 침체로 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국내 기업들조차 상장을 잇달아 철회하는 사태까지 나타난 상황인 만큼 윙입푸드의 ‘데뷔’는 예상을 넘어섰다는 평이다.

    흥행의 요인으로는 주주들에게 높은 배당을 제공키로 한 게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왕씨엔타오 윙입푸드 대표는 ”올해 실적 기준 당기순이익의 10%를 배당할 계획“이라며 ”소액주주의 권익을 향상하기 위해 차등배당을 실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윙입푸드의 상장 주관사인 유진투자증권 IPO 관계자는 “상한가의 요인으로는 높은 배당이 주효했던 것으로 본다”며 “지금까지 국내 상장한 중국 업체 중 윙입푸드와 같이 100년이 넘는 오랜 업력을 가진 기업이 없었던 점도 투자자의 신뢰를 이끌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도 중국기업 상장에 몰두하고 있다. DB금융투자에서는 보난자제약, 캉푸 등의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연내 상장을 목표로 준비 작업 중이던 보난자제약은 최근 거래소의 실사 조건에 맞춰 이르면 내년 초로 일정을 다소 연기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차이코이엔티, 퍼스트콜렉션 등 중국 기업의 상장을 주관하기로 했으며 유안타증권은 산동티엔타이, 경방차업 등의 IPO를 주관하고 추진 중에 있다.

    하지만 실제 상장까지 걸리는 시간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중국계 기업들의 ‘모럴 해저드’와 재무상태 부실로 인한 투자자 피해가 대두되면서 거래소가 상장 심사 조건을 대폭 강화시켰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거래소는 상장을 원하는 중국기업에 대해 청구일로부터 과거 1년간의 ‘증치세(부가가치세)’가 온라인상으로 조회 가능해야 하며, 여기에 더해 기존 1년간이었던 실사 기간을 약 19개월 가량으로 대폭 늘렸다.

    이처럼 늘어난 심사 기준으로 상장을 준비하던 중국 기업들의 준비기간도 대폭 늦어졌다. 일부 기업들의 경우 상장일정을 늦추기도 했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윙입푸드 상장 당시 거래소 측에서 현지 실사를 위해 직접 중국 현지 관할 세무국에 방문해 담당 임직원과 미팅을 갖고 실적 및 세금 관련 현황 등을 체크했다”며 “현지 실사 과정에서 거래처 구매담당자를 만난 데 이어 본사뿐 아니라 소매점까지 방문해 실제로 회사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지까지 검증했다”고 전했다.

    이어 “과거에는 확인증 정도로 간단하게 통과가 되는 수준이었지만 많이 달라졌다”며 “한국의 기관이 중국의 세무서까지 방문하는 게 어떻게 보면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도 있는데 이를 감수한다는 게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