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전담부서 신설, 40대 부사장 등 대규모 세대교체 눈길AI, 에너지, 빅데이터, 보안 등 미래사업 조직 '부문급' 격상사업 환경 변화 선제적 대응 방점… 시장 주도권 한판 승부
  •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주요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이 지난 6일을 기점으로 마무리됐다. 올해 주요 키워드는 '5G(5세대 이동통신)'다. 5G 시대 개막에 따른 사업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통 3사는 이번 인사·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주요 사업부와 신설된 전담부서를 중심으로 5G 시장 주도권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6일 주요 사업부 및 센터 산하에 '전담 부서'를 신설하는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1일 5G 첫 송출 이후 내년 3월 상용화를 앞두고 관련사업의 실행력 제고에 초점을 둔 것으로 모든 사업의 구심점으로 삼는다는 것이 골자다.

    회사 측은 CEO를 비롯 기술·서비스·BM·전략 조직의 리더들이 참여하는 '5GX Top Team'을 신설하는 한편, 전사 기술 인프라와 R&D(연구개발) 체계를 재편하기로 했다. 특히 AI와 데이터를 5G 시대 핵심 기술로 판단, AI센터의 기술·지원 역할을 확대하고 DT센터는 데이터 거버넌스 그룹을 산하에 마련해 2년 내 각 사업 조직과 ICT 관계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키로 했다.

    임원인사 역시 젊은 리더를 적극 발탁하는 등의 대규모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5G 시대에 발맞춰 과감하고 혁신적인 문화를 조직에 이식해 산업·사회의 변화 속도에 신속히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이번 인사를 통해 MNO(이동통신사업부)사업부 수장에 오른 유영상 부사장을 비롯해 다수의 임원이 50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5G 인프라의 무한한 잠재력이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엔진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모든 조직을 5G 실행에 적합한 체계로 전면 재편한다"며 "지금까지의 성공 방식으로는 미래 성장을 담보할 수 없어, 젊고 실력 있는 인재를 과감히 발탁해 도전과 혁신의 조직문화를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통 3사 중 가장 먼저 인사·조직개편에 나선 KT도 5G 경쟁력 강화를 중심으로 조직을 재정비했다. 회사 측은 5G 기반의 B2B 서비스 준비를 위해 마케팅부문에 5G플랫폼개발단을 신설했다. 마케팅부문의 5G사업본부는 전체 무선사업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변모했다.

    5G 시대에 급성장이 예상되는 에너지, 빅데이터, 보안 등 미래사업 조직을 부문급으로 격상시키기도 했다. 기존 미래융합사업추진실과 플랫폼사업기획실을 통합한 미래플랫폼사업부문도 새로 구성했다. 

    AI사업단도 마케팅부문장 직속 조직으로 격상됐다. 회사 측은 5G 사업 추진 및 확장에 있어 AI 기술이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는 만큼 AI 서비스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혁신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임원인사에선 차별화된 5G 상용화 서비스를 위해 올해 평창올림픽에서 5G 기술 개발을 진두지휘한 전홍범 인프라연구소장(전무)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달 말 5G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인사·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조직개편에선 올 초 5G에 대한 선도적 투자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위해 신설된 5G추진단을 해체했다. 5G추진단이 맡아온 5G 서비스 개발 및 5G망 구축 기능은 FC(미래융합)부문과 NW(네트워크)부문에 분산, 실행력을 높이는데 중점을 뒀다.

    임원인사에서도 신사업, 상품·서비스, 네트워크 분야를 이끌 젊고 역량있는 임원을 승진, 신규 보임하는 데 주력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인사 규모는 부사장 및 전무 승진 5명과 상무 신규 선임 9명으로 지난해(전무 승진 1명, 상무 신규 선임 8명)에 비해 소폭 늘었다.

    앞서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조직개편 후 진행된 경영회의에서 "이번 조직개편은 어떻게 하면 전사 모든 조직들이 하나의 팀워크를 이뤄 5G 시장을 이끌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 3사 모두 5G 상용화에 따라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돌입한 만큼 올해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은 예년에 비해 다소 규모가 큰 편"이라며 "기존의 조직이 5G 기술 개발을 중심으로 구성됐다면, 새로 짜여진 판은 서비스 구체화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