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카풀' 본서비스 앞서 문 닫을 걱정부터 할 판… 국토부 "횟수 제한 불변"

운전자 출퇴근 기준 오전·오후 각 1회… 카카오 "수익 안 나 접어야"
'나라시' 불법 영업 부추긴다 지적도… '앱' 없는 유상운송 형평성 논란

임정환 기자 프로필보기 | 2018-12-07 16:3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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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카풀서비스 추진에 택시업계 집단반발.ⓒ연합뉴스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승용차 함께 타기) 서비스를 강행한다는 태도지만, 정부의 서비스 횟수 제한 규제에 가로막혀 서비스를 접을 걱정부터 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일각에선 국토교통부가 쟁점으로 떠오른 카카오 카풀에 매몰돼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쳐다보다 보니 '나라시' 등 불법 택시 영업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카풀 유상운송 주체는 '운전자'

김정렬 국토부 제2차관은 지난 6일 세종 시내 모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카카오 카풀과 관련해 "이해관계가 다양하다. 혁신성장의 정도도, 기획재정부와 국토부, 여당도 시각이 다르다"며 "정부가 무슨 대책을 발표하긴 어려울 듯하다. 다만 연내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정리가 될 것이다. 전환점은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박무익 국토부 종합교통정책관은 카풀 서비스 횟수 제한과 관련해 "(따져봐야) 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택시업계는 오전 7~9시, 오후 6~8시를 출퇴근 시간대로 보고 카풀 영업도 이 시간대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카카오 측은 추가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태도다.

국토부는 시간제한은 풀되 오전·오후 각각 1회로 서비스 횟수를 제한하는 방안을 중재안으로 제시한 상태다. 박 정책관은 "카풀-택시업계 상생이 원칙"이라고 전제한 뒤 "(국토부로선) 현행법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81조는 출퇴근 때 카풀에 한해 자가용 자동차의 유상운송을 허용한다. 박 정책관은 현행법에 출퇴근 '시간대'에 대한 언급이 없는 데도 업계에서 오해한다고 지적했다. 카풀을 통한 유상운송을 허용하는 것은 출퇴근할 때를 의미하는 것이지 특정한 시간대를 말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박 정책관 설명을 요약하면 자가용 자동차를 이용한 카풀은 차량 소유자 또는 운전자가 출퇴근할 때를 기준으로 한다. 여객운수법 81조에는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동차를 유상 운송용으로 제공하거나 임대해선 안 된다고 돼 있다. 카풀 수요자(동승자)가 아니라 서비스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셈이다. 따라서 운전자 출퇴근 시간이 언제이든 상관없이 하루 2회 출퇴근할 때만 카풀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게 국토부 해석이다.

박 정책관은 "(운전자가) 하루 2회를 넘겨 카풀하는 것은 '출장 카풀'이 되는 셈"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애플리케이션(앱)에) 운행 횟수 기록이 남아 관리·감독이 가능하다"고도 했다.

일각에선 카풀 예외 항목에 운전자가 출퇴근할 때라고 명시돼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다. 국토부는 해당 항목은 유상운송 금지 조항에 딸린 것이므로 1항에 준해 운전자가 대상이라고 봐야 한다는 견해다.

국토부 법률자문단 한 관계자는 국토부 유권해석에 대해 "해석의 문제여서 모호한 구석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맞는 해석"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가 법 적용을 이유로 운행 횟수 제한을 더 풀 생각이 없어 보인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카카오모빌리티는 7일 '카카오T 카풀' 베타테스트를 시작으로 오는 17일 정식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서비스를 본격화하기도 전에 횟수 제한이라는 장벽에 가로막힌 셈이다. 그동안 카카오 측은 "법적 테두리 안에서 영업한다"면서도 "다만 현재의 규제 일변도 상황에선 수익이 나지 않아 카풀 서비스를 접을 게 불 보듯 뻔하다"고 토로해왔다.

▲대기중인 택시.ⓒ연합뉴스


◇정부가 '나라시' 정당화하나

법조계 일각에선 국토부가 카카오 이슈에 꽂히다 보니 택시 불법 영업을 부채질하는 자충수를 둘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유경제를 확대한다며 카카오 카풀을 허용한다는 원칙이 자칫 형평성 논란으로 번져 나라시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라시는 '택시 등이 손님을 찾아 돌아다닌다'는 뜻의 일본말 '나가시'에서 유래한 은어로, 우리나라에선 불법 영업 택시를 가리킨다. 운전자 범죄 경력이 조회되지 않아 승객이 범죄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있지만, 택시 잡기 어렵다는 이유로 암암리에 이용하는 경우가 적잖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법률자문단 한 관계자는 "정부는 단순하게 '카카오T 카풀' 앱을 이용하는 경우만 생각하는 것 같다. 앱을 이용하지 않는 카풀은 어떻게 할 건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앱 없이도 (출퇴근 때) 어디로 간다며 호객행위를 할 수 있다"면서 "단속에 걸렸을 때 '(앱을 이용하는) 카카오는 되고 출퇴근 때 함께 탈 사람을 태운 나는 왜 안 되느냐'고 하면 어떻게 할 거냐"고 따져 물었다.

자가용 자동차로 장거리 출퇴근하는 동안 중간중간 여러 사람을 번갈아 태워주고 돈을 받는 경우에 대해서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법률자문단 관계자는 "법은 보편적이고 만인에 평등해야 한다"며 "(국토부가) 카카오 카풀 허용에만 매여 시시비비를 따지다 나머지 위험성 있는 경우의 수를 놓치면 안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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