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두자릿수 이익률, 법인 분할 후에도 성장세회계기준 변경-비주택 경쟁력 저하 등 주가는 '반토막'주택경기 침체 따른 대응 마련 절실
  • ▲ HDC현대산업개발 본사가 있는 서울 용산구 소재 '아이파크몰'. ⓒ뉴데일리 DB
    ▲ HDC현대산업개발 본사가 있는 서울 용산구 소재 '아이파크몰'. ⓒ뉴데일리 DB
    HDC현대산업개발이 분할 이후에도 여전히 고수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회계기준 변경으로 실적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주가도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건축·토목 등 주택 외 사업 부진도 이어지고 있어 향후 주택경기 침체에 따른 대응책 마련도 필요해 보인다.

    10일 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현대산업개발은 연결 기준 3분기 매출 9394억원, 영업이익 1189억원을 기록하면서 12.7%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이는 상장 대형건설 6개사 평균 영업이익률 7.16%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로, 이들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분할 전부터 자체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현대산업은 주택경기 호황에 힘입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2016년부터 10% 이상의 높은 이익률을 이어가고 있다. 자체사업의 경우 재건축·재개발 등 외주주택사업보다 리스크가 높지만 그만큼 고마진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자체공사 매출액은 1조1717억원으로, 외주주택(2조1857억원)의 절반 수준인 반면 영업이익은 2735억원으로 외주주택 2705억원보다 더 높았다.

    이를 바탕으로 우수한 유동성도 갖추고 있다. 차입금의존도는 33.6% 수준이지만 보유 현금은 1조524억원으로, 총 차입금 5962억원보다 두 배가량 많다. 유동비율도 166%로, 6개사 평균인 126%를 상회하고 있다.

    황덕규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현금이 차입금을 크게 상회하는 등 실질적인 무차입구조를 나타내고 있다"며 "진행하고 있는 사업장으로부터 유입되는 분양대금 스케쥴 및 투자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분할 이후에도 순이익 누적에 힘입은 자본확충 등으로 부채비율 및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실적과 재무구조 모두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지만 주가는 상장 후 반년새 급감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산은 인적분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6월12일 신규상장 당시 종가 7만5600원을 기록, 분할 전인 4만6400원보다 높게 거래됐다.

    라진성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당시 "인적분할로 본래 사업 부문에 집중하면서 디벨로퍼의 핵심 역량인 신속한 의사결정에 따른 투자판단과 자금집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디벨로퍼 모델로 전환하면서 안정적이고 지속성 높은 임대수익의 비중이 증가할 전망인 만큼 중장기적으로 배당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한 '천안백석 아이파크'. ⓒHDC현대산업개발
    ▲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한 '천안백석 아이파크'. ⓒHDC현대산업개발
    하지만 현산의 주가는 신규상장 후 52주 최고가(7만7900원, 6월15일)를 찍은 뒤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7일 종가는 고점대비 46.7% 빠진 4만1500원에 머물렀다.

    코스피 하락과 건설업계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심리 위축 등 외부요인이 작용했지만, 경쟁사에 비해 낙폭이 큰 만큼 내부 요인도 간과할 수 없다. 이 기간 6개사의 주가는 평균 15.4% 하락하는데 그쳤다.

    새 회계기준인 IFRS15 도입 역시 주가 하락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자체사업에 대한 매출 이식이 기존 '진행 기준'에서 '인도 기준'으로 변경되면서 실적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체사업 가운데 수분양자가 1차 중도금 납부 이후에는 지급청구권을 발행한 것으로 보고, 이후 들어오는 모든 계약금과 중도금은 기존처럼 부채가 아닌 자산으로 분류한다. 공정률이 10%를 넘지 않았을 경우에도 진행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은 진행 중인 대부분의 자체사업 공정률이 10%를 넘지 않아 진행 기준으로 매출을 인식하고 있지만, 자체사업 비중이 높은 현산의 경우 진행 프로젝트가 많다보니 경쟁사에 비해 영향을 많이 받게 된 것이다.

    장문준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산의 경우 자체사업 매출을 모두 준공 및 인도기준으로 인식하게 되면서 하반기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내년 밸류에이션 매력은 높지만 이 같은 실적 변동성 확대와 예측 가능성 감소는 투자자 입장에서 부담요소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주택경기가 하강국면을 맞이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현산은 주택사업 매출 비중이 82.4%에 달한다. 대형사 5곳의 평균 주택매출 비중이 55.8%인 점을 고려하면 주택의존도가 높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택 외 사업은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해외사업의 경우 3분기 기준 수주잔액이 915억원에 불과하다. 최근 1582억원 규모의 '에티오피아 고레(Gore)~테피(Tepi) 도로공사'를 수주했지만, 전체 수주잔액 17조원의 1.5% 남짓에 불과해 매출다변화를 꾀하긴 역부족이다.

    2015년 이후 쪼그라들고 있는 공공 부문도 마찬가지다. 3분기 수주잔액은 지난해 3분기 9968억원보다 41.9% 줄어든 5793억원에 그쳤다.

    여기에 건축 부문과 토목 부문은 분할 이후 다섯달 동안 각각 197억원, 1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사실상 주택사업에서만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 셈이다.

    권기혁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주택 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수주경쟁도 심화되고 있어 타 공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주택경기 저하에 따른 미분양과 입주 지연이 나타나 재무부담 증가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