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노사 전담조직 폐지 등 협상 타결 위해 노력대우조선, 기본급 두고 ‘이견’… 인상률 조정 위해 매일 교섭
  • ▲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지난달 28일 울산조선소에서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
    ▲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지난달 28일 울산조선소에서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사의 연내 협상 타결이 사실상 물건너갔다. 양사 노동조합은 파업 카드를 꺼내 협상 타결을 지연시키는 등 으름장을 놓고 있다.

    1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노조는 올해 협상에 반대해 수차례 파업을 실시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0~27일 6차례 전면·부분파업을 실시했다. 대우조선은 지난 5일 4시간 부분파업과 7일 전면파업을 벌였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노조와의 협상을 연내 타결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지난 5일 노사 업무 전담조직인 ‘노사부문’을 폐지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노조원 성향을 5단계로 나누고 회사에 회의적인 상위 3단계 인원만 집중 관리했다는 제보를 받고 조사에 나섰다. 노조 역시 파업으로 회사에 맞섰다.

    현대중공업은 이 의혹에 대해 회사 차원의 조직적 업무 지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의심받은 부분과 관련해 노조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관련부서를 폐지하고 업무 담당자 인원을 줄이기로 정했다.

    회사 측은 “경영정상화라는 목표 아래 노조와 연내 협상 타결을 이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올해 협상이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빠른 시일 내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회사가 경영상황이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어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큰 이견을 보이고 있는 임금요구안에 대해 심의를 했지만, 내년도 수주상황이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한다는 것이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은 취임 첫날인 지난달 7일 노조 사무실을 찾아 박근태 노조 지부장을 만났다. 올해 협상이 차일피일 지연되면서 생산차질이 더욱 커질 수 있는 판단에 따라 ‘급한 불’을 끄기 위해서다.

    한 사장이 노조와 만난 후 양측은 매주 화·목요일 실시했던 교섭을 매일 진행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회사 측은 노조에 고통분담을 요구하며 한발 물러서 줄 것을 제안하고 있다. 반면 노조는 회사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점을 들어 사측의 요구를 묵살, 11~12일 재차 파업에 나선다.

    대우조선 역시 현대중공업과 비슷한 상황이다. 옥포조선소 파업에 이어 노조 집행부는 최대주주인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상경투쟁을 벌였다. 그러나 변화가 없자 11일 재차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한다.

    대우조선 노조는 “회사는 하루 빨리 현장이 수용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협상안을 내놓아야 한다”며 “만약 만족할만한 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더 큰 규모의 파업 등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 2015년부터 3년째 임금이 동결돼, 올해에는 반드시 인상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올해 대우조선이 LNG선 수주확대 등으로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이번 협상에서 기본급 4.11% 인상을 관철시키겠다는 목소리다.

    하지만 회사 측은 아직 경영정상화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현대중공업과 마찬가지로 노조에 양해를 구하고 있다. 아울러 11일부터 노조와 매일 협상을 진행해 연내 협상 타결을 성사시키려 한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아직 회사가 정상궤도에 올라선 시점이 아니기 때문에 기본급 인상률을 조율하기 위해 꾸준히 노조와 대화하고 있다”며 “생산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협상 타결을 이끌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지난 9월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올해 노사 협상을 매듭지었다. 양측은 기본급 동결과 인위적 구조조정 불가 등으로 한걸음씩 양보해 타결을 이끌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