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원가율-풍부한 수주고 등 성장 기대감'공항공사-주택사업' 어려움 속 그룹 리스크 극복은 숙제
  • 반전의 기회를 노리던 금호산업이 '턴어라운드'를 본격화하고 있다. 안정적 수익성과 풍부한 수주잔액으로 성장세가 기대된다. 다만 공항공사의 발주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고 주택사업 여건도 불안하기만하다. 여기에 여전히 부족한 재무건전성이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11일 금융결제원 경영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연결 기준 3분기 매출 3619억원, 영업이익 147억원의 영업성적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지난해 3분기에 비해 16.1%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45억원에서 1.71% 늘었다.

    매출액은 신규 착공현장 증가에 따라 3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건축(3987억원) 39.0% △주택·개발(2323억원) 31.3% △플랜트·환경(1189억원) 18.6% △토목(2067억원) 4.98% 등 국내 전 부문이 증가세를 유지했다.

    영업이익 역시 국내 전 부문이 낮은 변동성의 안정적인 원가율을 유지하면서 3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률 개선과 전년대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금호산업과 규모가 비슷한 중견건설사 5곳의 평균 매출액 변동률이 2.05%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영업이익도 5배 이상 뛴 삼성엔지니어링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이들 5개사는 시평액 1조~1조5000억원대 연결 실체가 있는 건설사로 △금호산업 △삼성엔지니어링 △KCC건설 △동부건설 △서희건설 등이다.

    금호산업 측은 "내실 있는 신규수주와 수익성 개선을 통해 기반이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며 "그동안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으로 매출액이 하락세를 보이긴 했지만, 올해 신규 착공이 10% 정도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매출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5년 워크아웃 졸업 이후 확보한 먹거리로 외형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지난해까지 수주잔액의 빠른 증가에 비해 2014년까지 부진했던 수주로 매출이 부진했으나, 이후 양질의 신규수주에 따른 착공현장 증가로 올해부터는 매출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되고 있다.

    3분기 누적 신규수주는 1조6000억원으로 연초 수주계획의 82%를 달성 중이다. 기확보 물량을 감안하면 수주계획 2조원을 초과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주잔액 4조9713억원은 8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3분기 누적 수주잔액은 4조9713억원 지난해 3분기 4조7149억원에 비해 5.43% 증가했으며 8개 분기 연속 늘어가고 있다.

    수주잔액의 본격적인 매출화를 감안하면 현재 턴어라운드 진입 직전으로, 내년부터는 매출 성장 및 이익 개선이 보다 뚜렷해질 전망이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3분기 누적 수주잔액은 2017년도 매출액 기준으로 4.5년치 일감에 해당한다"며 "2015년 이후 수주한 건축·주택 수주의 착공 및 진행률 증가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액 증가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신규수주 증가가 매출 진행 속도보다 빨라 가파른 양적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신규 매출의 안정적 원가율 유지로 매출액 성장이 영업이익 개선으로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 '동해천곡 금호어울림 라포레' 시공 현장. ⓒ금호산업
    ▲ '동해천곡 금호어울림 라포레' 시공 현장. ⓒ금호산업

    다만 추가 신규수주가 기대됐던 공항 건설 부문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기대감이 한 풀 꺾였다.

    금호산업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일원으로 지난 30년 동안 국내외 주요 공항 시공 및 턴키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한 공항공사 관련 전 패키지(8개 공종) 시공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공항공사 관련 전문 협력업체 보유, 기술 노하우 및 전문 인력도 탄탄한 만큼 공항공사에는 최적화된 건설사다. 때문에 굵직굵직한 공항공사가 발주되면 금호산업의 수주가 기대됐던 것이다.

    최근 부산·울산·경남 동남권 광역자치단체가 공동으로 발족한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은 경남 김해시에서 국토교통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견 해소를 위한 대면 회의를 열었다.

    연말로 예정된 김해신공항(5조9576억원) 기본계획 용역 최종 보고를 앞두고 소음과 안전문제 등 주요 쟁점에 대한 입장조율을 시도했다. 하지만 검증단이 국토부로부터 연말까지 용역을 마무리하고 요구하는 자료를 제공하겠다는 답변은 끌어냈지만, 입장차는 여전했다.

    검증단장을 맡음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토 회의에서 확인한 결과 국토부 자료와 설명은 이미 합의한 검증기준과 내용에 미치지 못하는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며 "검증단은 국토부와 용역단에 분야별 추가 자료를 다음 주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했고, 국토부는 이를 수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무원들이 정해진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말고 기본계획 수립과정과 절차가 반드시 현행 법령을 준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부와 검증단 간 이견이 아직까지 좁혀지지 않은 만큼 김해신공항을 둘러싼 정부와 지역 간 '합의'는 사실상 힘들지 않겠냐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2026년으로 예정된 개항 시기까지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그러면서 내년 하반기 발주 예정인 제주2공항(4조8700억원)을 비롯한 △수원 군공항 이전(약 7조원) △대구공항 통합이전(7조2460억원) △광주 군공항 이전(5조7480억원) △새만금신공항(4000억원) 등도 순연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여기에 내년에 확대 공급 예정인 주택 부문도 정부의 지속적인 강경책 등으로 흥행에 성공할 지 의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신규분양은 총 2770여가구가 공급됐으며 내년에는 약 5000가구의 신규 분양이 대기 중이다. 내년에 선보이는 주요 사업장은 마진율이 좋을 것으로 기대되는 과천지식정보타운(900가구) 및 수원고등지구(2000가구)이고, 1분기 내에 약 3000가구 분양이 계획된 만큼 매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하지만 당장 올해 공급된 인천검단, 광주, 김포한강 등의 경우 2.87대 1의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을 뿐더러 '김포한강 금호어울림 2단지'는 청약 당시 189가구 미달되기도 했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 규제와 실수요자들의 심리 위축 등으로 업황이 좋지 않은 만큼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택지지구 공급이 아닌 이상 흥행은커녕 선방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여전히 불안한 재무건전성과 그룹의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입지에 따른 변동성도 불안하다.

    유동자산 감소(-4.85%)와 유동부채 증가(2.96%)로 유동비율이 지난해 3분기 102%에서 95.0%로 7.54%p 감소했다. 이는 경쟁 5개사의 평균 유동비율 103%를 하회하는 것이다. 줄어든 유동비율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감소로 이어졌다. 같은 기간 915억원에서 437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면서 단기 유동성 대응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잠재리스크로 지목되는 미청구공사액이 1812억원에서 1956억원으로 7.95% 늘어나면서 부담을 더하게 됐다. 같은 기간 경쟁 5개사는 미청구공사액을 평균 34.4% 줄였다. 워크아웃 졸업에도 여전히 불안한 재무구조를 드러낸 것이다.

    그룹 주력 계열사라는 점도 부담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우 경기 변동과 대외 변수에 민감한 건설, 항공 등을 주력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어 그룹 전반의 수익변동성이 크고 그룹 재건 및 대형항공기 도입 과정에서의 차입부담으로 전반적인 재무부담이 과중한 상태다.

    박춘성 서울신용평가 실장은 "최근 항공 부문과 건설의 실적 개선으로 수익성 지표가 개선되고는 있으나, 경기 또는 대외변수의 변동성을 충분히 커버할만한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며 "그룹 전반의 수익변동성과 재무부담은 결국 주력 계열사인 금호산업의 지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