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인 부회장 중 4명 현직 유지, 2명은 퇴직연구개발담당·본부 양웅철·권문식 부회장 동시 물러나알버트 비어만 사장이 연구개발본부장 맡아현대제철·현대로템 등 주요 계열사, 현직 부회장 그대로 맡아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뉴데일리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뉴데일리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단행한 그룹 사장단 인사는 파격 그 자체로 평가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제철, 현대로템, 현대건설, 현대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 수장을 교체하며 대대적인 쇄신을 예고했다. 뿐만 아니라 그룹내 주요 계열사들은 연륜이 깊은 현직 부회장에게 맡기면서, 본인은 미래사업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2일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사장단 인사를 살펴보면, 그룹내 6명의 부회장 가운데 현직을 유지한 이는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등 4명이다. 

    이 중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은 현대제철 부회장으로,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은 현대로템 부회장으로 보직이 변경됐다.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그대로 자리를 지킨다.

    이번 인사에서 퇴직 통보를 받은 부회장은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 권문식 현대차 부회장 등 2명이다. 연구개발담당과 연구개발본부장직을 수행했던 두 사람은 이날 인사로 함께 퇴직하게 됐다.

    연구개발본부장에는 현대·기아차 차량성능담당 알버트 비어만 사장이 임명됐다. 대신 2명의 부회장이 수행했던 연구개발부문을 알버트 비어만 사장 혼자 맡으면서, 본부장 직책을 사장으로 낮췄다.

    연구개발을 맡았던 양웅철, 권문식 부회장이 동시에 퇴직한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2명의 부회장이 담당했던 연구개발부문을 비어만 사장이 통합해 새로운 하나의 방향성을 찾아나간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룹 관계자는 "아무래도 이번 인사에게 가장 눈여겨 볼 대목이 연구개발쪽인 것 같다"면서 "그동안 2명의 부회장이 각자 다른 의견을 냈을수도 있을 연구개발부문을 비어만 사장이 혼자 맡으면서 일원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는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이 유일하다. 정 수석부회장은 그간 존재하지 않았던 현대건설 부회장직을 새로이 만들며 그 자리에 정진행 부회장을 앉혔다.

    이번 인사로 현대차는 6명의 부회장 체제에서 2명이 퇴직하고, 1명이 승진해 총 5인 체제를 갖추게 됐다.

    올해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처음 주도하는 인사라는 대목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최악의 3분기 실적을 받아든 현대차로서는 체질개선이 불가피해 대대적인 인사교체가 예고되기도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를 그대로 반영해 주요 계열사 수장을 교체하는 파격을 보여줬다. 대신 김용환 부회장과 우유철 부회장 등 연륜이 깊은 부회장은 보직만 변경하며 그룹 주요 계열사를 잘 이끌어 줄 것을 기대하는 모양새다.

    향후 정 부회장은 현대차 미래차사업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현대차가 모빌리티 사업에 확대하고 있고 이는 모두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의지에서 비롯됐다는게 업계 시각이다.

    지난 11일 현대모비스 수소원료전지공장 준공식에 직접 참석한 것도 정 부회장이 미래차사업에 얼마나 큰 공을 들이고 있는지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정의선 부회장이 세대교체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가 갖춰지면서 향후 그룹 체질개선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