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정말 '상생'이라고 당당하게 자평할 수 있나요

상생 마케팅 불편한 이유… 말로만 '상생'

임소현 기자 프로필보기 | 2018-12-12 11: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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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랜드 상생 스토어 관련 이미지. 기사 내용과 상관없음. ⓒ이마트


최근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 상생 관련 마케팅 소식이 자주 보인다. 가맹점과의 상생을 위해 이러저러한 활동을 했다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여전히 기업 '갑질' 뉴스는 터져나온다. 그들은 정말 상생하고 있을까. 내막은 들여다보아야 안다.

국내의 A 프랜차이즈 업체는 상생을 위해 단체까지 결성했다. 가맹점주 일부로 구성된 위원회를 만들고, 주기적으로 만남을 갖는다. 이 만남에는 주요 경영진이 포함돼 중요한 안건을 나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실제 사업 운영 상 아주 중요한 사안을 이 위원회에서 논의해 결정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업체 경쟁기업은 이 위원회가 사측 가맹점주로 이뤄져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이 업체가 정한 방침에 일부 가맹점주들이 전달받은 바가 없다고 반발하면서 논란이 가시화되기도 했다.

B 프랜차이즈 업체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B 업체는 상생 관련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국내 업체 중 한 곳이다. 가맹점을 위해 지원금을 내놓고, 사업 진행 상황을 공유하기도 한다. 내막은 따로 있다. 이 모든 것들이 가맹점주들과의 갈등이 격해지면서 진행된 것이다. B 업체는 현재도 여전히 가맹점주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지만 '상생' 보도자료는 끊임없이 배포한다.

B 업체를 바라보는 한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주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발생하는 갈등이 가장 심각한 업체 중 한 곳"이라며 "자꾸 상생마케팅을 하는 이유는 가맹점과 많이 소통하고 있다는 이른바 '보여주기'식 상생인데, 자꾸 가맹점주와의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나면서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게 되면 이미지에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국내 C 식품업체는 가맹점과 상생을 위해 새로운 사업을 구상, 지원금을 제공한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언뜻 보기에는 가맹점을 위해 본사가 지원금을 내주는 아름다운 상생의 현장이다.

다만 C 업체는 최근 경쟁업체가 많아지고 여러가지 부정 이슈에 휘말리면서 실적 하락이 우려된 곳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사로서 가맹점 실적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마케팅'의 일부가 될 수 없다.

상생이라는 허울좋은 마케팅 뒤에 숨어 '우리는 잘하고 있다'고 자위하는 마음을 이해 못하는 바가 아니다. 하지만 상생이라는 것은 모두가 인정해야 하는 단어다. 상대적으로 '갑'의 위치에 있는 본사가 상생을 꺼내들고 마케팅을 하는 것을 바라보면 마음이 불편하다.

특히 상생을 위한 공유의 장을 마련했다는 보도자료는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함께 사업을 해 나가는 파트너로서 대화를 나누고 중요한 안건을 논의하는 것이 어째서 마케팅의 일부가 되는 것일까. 한번만 더 생각해보면 지극히 당연한 일일 뿐이다.

이와 반면 조용히 상생을 실천하는 업체들도 많다. 유명 식품업체 D 업체가 중소 프랜차이즈 업체 E업체의 선행을 전해듣고는 가게 운영에 필요한 부자재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온라인 등을 통해 급속도로 퍼진 이 일화는 D 업체가 아닌 E 업체를 통해 알려졌다.

소비자들이 D 업체의 '상생' 실천에 더 감동한 이유다. D 업체가 보도자료를 내고 E 업체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대대적으로 알렸다면 어땠을까. 상생이라는 의미는 퇴색되고 이미지 마케팅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F업체는 정부가 새롭게 실행한 규제에 따라 가맹점들이 지출해야 하는 비용을 지원했다. 그러면서도 보도자료 한 번 내지 않았다. 뒤늦게 알려진 지원 소식은 소비자들이 F업체를 '착한 기업'으로 인지하게 만들었다. 가맹점, 소비자들과 발맞춰 가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다.

물론, 상생을 위한 아무런 노력을 안 하는 것보다야 뭐라도 하는 것이 좋다. 상생은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의 영원한 숙제이기도 하고 최근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소비자들의 관심 대상에 올라있기도 하다.

'가맹점과 상생 위해 실시', '협력업체와 상생 노력', '상생하는 기업' 같은 문구는 제3자의 입을 거치기를 소망한다. 가맹점주 모두를, 모든 협력업체를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점을 안다. 기업이 장사가 아닌 봉사만을 할 수 없다는 것도 안다. 그렇기 때문에 상생이라는 단어는 위험하다.

스스로 말하는 상생은 주장에 지나지 않는다. 상생 마케팅이 불편한 이유다. 상생은 마케팅의 '중심'이 될 수 없고, 상생은 상생으로서 그곳에 있어야 한다. 기업 정신에, 협력업체와의 관계 속에, 본사와 가맹점 중심에 있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짜 상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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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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