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유상증자 통해 727만5874주 신주 발행조 회장 지분율 기존 14.59%에서 21.94.%로 늘어나
  • ▲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효성
    ▲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효성
    효성그룹이 유상증자를 마무리하며 연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조현준 회장은 이번 유상증자로 지분율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리면서 지배력을 강화했다. 동생인 조현상 총괄사장도 비슷한 지분율을 확보해 당분간 형제경영의 모양새를 갖췄다.

    18일 ㈜효성은 유상증자를 통해 727만5874주의 신주를 발행했다고 공시했다.

    조현준 회장의 주식은 기존 201만3381주(14.59%)에서 727만5874주(21.94.%)로 확대됐다.

    조 회장의 부친인 조석래 명예회장과 동생인 조현상 총괄사장도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조 명예회장의 ㈜효성 지분율은 10.18%에서 9.43%로 다소 줄었고, 조 총괄사장의 지분율은 12.21%에서 21.42%로 늘어났다.

    이로써 효성 오너일가의 ㈜효성 지분율은 38.34%에서 52.79%로 약 14%p 상승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사실상 효성이 지주사가 되기 위한 기본적인 요건들을 모두 갖추게 된 셈"이라며 "당초 최대주주 지분율 자체가 낮지 않았지만,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율이 더 올라갔다"고 말했다.

    결국 오너 일가의 지주사 지배력이 강화된 셈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유상증자 이후 조 회장의 지분율이 30%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롱 예상했지만, 결과는 이보다 낮게 나타났다. 이는 지주회사 및 사업회사의 부진한 주가와 낮은 소액주주 참여율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21.42%의 지분율로도 조 회장의 지주사 지배력은 견고하다는 해석이다.

    앞서 ㈜효성은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주식을 현물출자 받고 신주를 발행하는 지분 스왑 청약을 지난달 28일부터 17일까지 진행했다. 이를 통해 ㈜효성의 지주사 전환 요건을 갖추는 동시에 조현준 회장의 지주사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지분스왑이 완료되면서 각사의 지분을 각각 5.26%씩 보유한 ㈜효성은 효성티앤씨·효성중공업 35.3%, 효성첨단소재 35.4%, 효성화학 35%를 보유하게 됐다. 각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한 조현준 회장 등 오너 일가도 지분스왑에 참여해 지주사 지배력을 높였다.

    효성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자발적 개혁안'에 따라 지난해 9월 지주사 전환을 공식화했으나 검찰과 공정거래위원회 등 사정당국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 6월 ㈜효성과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으로 분할한 뒤 6개월 만에 기본 요건을 갖추게 됐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 지분을 20% 이상 보유해야 한다. 과거 효성은 이들 자회사에 대해 각각 5.26%의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이번 유상증자로 지주회사 성립 요건을 충족시켰다.

    재계에서는 지주사 전환으로 조현준 회장을 중심으로 한 3세 경영 체제가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상증자가 '조현준 체제'의 구축을 확고히 하고, 사업회사에 대한 지배력도 높이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 명예회장과 조 총괄사장이 모두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계열분리 가능성도 줄어들었다. 유상증자를 앞두고 일각에서는 효성이 조현준 회장은 지주사를, 조현상 사장은 4개 사업회사를 지배하는 체제로 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현재 조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 회장이 그룹의 중장기 전략과 섬유사업을 챙기고, 삼남인 조 사장은 산업자재 부문과 수입차, 화학사업 등을 담당하고 있는 것도 이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무리라는 분석이다. 

    오너일가 모두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계열분리 가능성도 줄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주사 전환을 기점으로 효성 실적도 개선될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올해 효성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10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10%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4개 자회사에서 들어오는 지분법이익과 배당수익 등으로 별도 부문 수익이 증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효성은 워낙 사업부가 많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한 방향으로 잡아서 예측하기 어렵다"며 "이번에 하나였던 회사를 나눈 만큼, 경영 투명성이 강화되는 한편, 사업회사 간 소통이 중요시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