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쟁점 2012~2014년 공동지배, 2015년 지배력 변화 여부 삼바 "기업 이미지·명예·신용에 막대한 타격" 호소증선위 "공공복리에 크게 반하므로 집행정지 기각" 요청
  • ▲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뉴데일리 DB
    ▲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뉴데일리 DB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가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두고 팽팽한 법정 공방을 펼쳤다.

    서울행정법원 제3부(부장판사 박성규)는 19일 서울 양재동 행정법원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이 제기한 제재처분 가처분신청과 관련한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집행정지는 행정처분을 받은 기관이 불복 소송을 제기하면서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처분 집행을 정지해 달라고 요청하는 절차다. 행정처분으로 인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수 있어 이를 막을 필요가 있을 때 받아들여진다.

    앞서 증선위는 증선위는 지난달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판단하고 ▲재무제표 수정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해임 권고 ▲감사인 지정 ▲검찰 고발 ▲과징금 80억원을 의결한 바 있다.

    이날 행정법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여부를 따지지 않고, 금융당국의 제재 처분으로 회사에 돌이킬 수 없는 손해가 발생했는지 여부만 판단한다.

    이번 법정 공방의 핵심 쟁점은 지난 2012~2014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를 바이오젠과 공동 지배를 했는지, 2015년에 지배력에 뚜렷한 변화가 있었는지 여부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지난 2012~2014년에 에피스를 단독 지배했다가, 2015년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공동 지배로 바뀌었다는 입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지난 2014년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에피스에 대해 절대 다수의 지배력을 갖고 있었다. 바이오젠은 초기 투자금을 납입해 15%의 지분율을 확보한 이후 추가 투자를 하지 않아 지분율이 5.4%까지 떨어졌다는 것. 

    그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에피스의 지분을 94.6% 보유하게 됐다. 바이오젠도 해당 기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에피스를 단독 지배한다고 나스닥에 공시한 바 

    그러다 지난 2015년 에피스가 ▲엔브렐, 레미케이드 국내 판매 승인 ▲레미케이드, 휴미라, 란투스의 임상 3상 완료 등의 성과를 내면서 기업 주식가치가 기존 3000억원에서 4조 8000억원으로 급등했다.

    이에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2014년과 달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에피스 지배력이 상실되고 공동 지배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판단은 삼정회계법인 등 3대 회계법인을 통해 회계전문가의 검토를 거친 결과 도출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증선위 측은 이에 대해 "2015년에 지배력에 뚜렷한 변화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공정가치로 평가한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게 핵심"이라며 "2015년 에피스를 공정가치로 평가함으로써 4조 5000억원의 자산이 부당하게 평가됐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에 특별한 이벤트가 발생해 에피스의 기업가치가 급등했다고 주장한다"며 "바이오시밀러 판매승인이 과연 특별한 이벤트인가"라고 반문했다. 2015년의 엔브렐, 레미케이드의 판매 승인은 에피스 설립 당시부터 이미 계획됐던 사건이기 때문에 특별한 이벤트라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증선위 측은 "회사의 주장에 따르면 에피스의 기업 가치가 계속 제로 상태를 유지하다가 2015년 판매승인되고 갑자기 4조 8000억원으로 증가했다는 건데 이게 과연 타당한가"라며 "에피스의 기업 가치는 점진적으로 증가했다고 보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맞섰다.

    마지막으로 양측은 집행정지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이번 처분으로 인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금전 보상이 불가능한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게 됐으며, 기업 이미지·명예·신용에 막대한 타격을 입어 중대한 경영상 위기에 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처분이 이행될 경우 본안에서 다툴 실익이 없어지게 된다"며 "여러 가지 쟁점을 본안에서 다툴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증선위 측은 "집행정지 기각 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본안에 승소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입게 될 불이익은 기업 이미지 손상에 불과하다"며 "대표이사와 임원 해임은 제3자의 손해이며, 금전적으로 보상이 가능한 손해"고 일축했다. 

    이어 "감사인은 지정하지 않을 경우 공정한 회계감사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며 "기존 감사인이 유지되면 오히려 공정한 회계 감사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고, 공공복리에 크게 반하므로 집행정지를 기각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해당 사안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고, 늦어도 내년 2월 초까지는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재판부는 "(집행정지 여부) 결정은 되도록 내년 1월 내에 결정하겠다"며 "늦어도 내년 2월 초까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