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조건 변경 맞지만 일부 대리점주 합의 끌어내지 못하고도… "10%도 안 되는 대리점주 반발일뿐"
  • 시몬스 로고.
    ▲ 시몬스 로고.

    시몬스가 대리점주를 대상으로 '갑질'을 했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시몬스 대리점주 14명으로 구성된 '시몬스 갑질저지 비상대책위원회'가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거래 신고서를 제출한 데 이어 기자회견까지 열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시몬스는 즉각 반박 입장문을 냈다. 골자는 모든 대리점이 차등없이 동일하게 혜택을 나누는 것에 대한 일부 대형 대리점주의 반발이라는 것이었다. 입장문에는 비대위 소속 대리점주가 운영하는 점포명, 월 매출까지 공개됐다.

    시몬스 측은 10%에 불과한 일부 대리점주의 주장이라는 입장이지만, 입장문을 읽다보면 대리점주들이 느낄 답답함도 고스란히 느껴졌다. 단순하게 보면 시몬스가 '대리점주와 합의를 거치지 않은 일방적 계약 조건 변경', '대리점주에 계약 변경을 강요' 등의 문제가 지적될만한 행동을 한 것은 맞다.

    비대위에 따르면 시몬스는 대리점주들에게 연매출에 대한 성과급의 형태로 장려금을 지급하고, 매장 형태와 규모별로 사전 DC 혜택을 제공해왔지만 이를 전면 폐지하고 신용카드 추가분할 수수료와 재계약 장려금만을 지급하기로 대리점 계약 내용 일부를 변경했다.

    시몬스 역시 이 사실을 인정했다.

    시몬스 관계자는 "기존 정책은 매출에 따라 차등을 둔 사전할인이나 장려금 혜택이 있었고 대형 매장을 중심으로 매출을 키워온것이 사실"이라며 "이는 대형 대리점과 중소형 대리점 간 동일제품에 대한 마진폭 차이로 인한 불균형과 대리점 간 공정한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있어 향후 전체 시몬스 침대 판매망의 균형있는 동반성장을 이끌기 위해서는 개선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9년 장기적인 내수침체와 불황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기존 유통구조의 폐단을 막고 전체시장의 동반성장을 위해 시몬스의 내부 시스템 개편 및 유통 전략 개선이 필요했다"며 "이는 소비자에게 안정적인 품질을 제공하기 위한 선 투자 및 납품업체와 대리점과의 상생을 위한 조치였다"고 덧붙였다.

    시몬스가 말하는 납품업체, 대리점과의 상생은 '생각하는' 상생일 뿐이다. 일부 대리점의 반발이라고 해서 그들이 시몬스 대리점주가 아닌 것은 아니다.

    시몬스의 이번 논란 대응 단면만 보면 본사가 마음대로 계약 내용을 바꾸고 받아들이지 못하면 재계약을 하지 못한다는 태도를 취한 것이다. 대리점주들이 반발하자 "그들은 거상", "전체 대리점의 10%도 안 되는 이들이 전체 대리점주를 대표한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문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점은, 놀라울 뿐이다.

    시몬스가 상생을 논하고 싶다면 내부적인 파트너, 대리점주들과의 합의부터 끌어내야 한다. 시몬스가 전체 대리점을 위한다는 이번 계약 개정은 소수 대리점의 희생을 묵살하면서까지 이뤄져야만 하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공산주의와 다를 바 없다.

    물론 최근 '을질'이라는 표현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여론의 눈에 '을'로 비춰질 수 있는 대리점들이 이를 이용, 본사에게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본사는 억울할 수밖에 없다. 브랜드 이미지를 생각해 울며 겨자먹기로 요구사항을 들어줘야 할 수도 있다.

    을질 역시 심각한 문제다. 하지만 이제 소비자들의 수준이 높아진 만큼, 터무니없는 요구는 변별해낼 줄 안다. 적어도 시몬스 본사 역시 사인했을 계약 조건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것에 대한 반발은 정당하다. 공식입장문에 근거한다면, 억울할 사람은 대리점주들이 맞다. 이를 '사실이 고려되지 않은 일방적 주장이라 당혹스럽다'고 말하는 시몬스는 낯설다.

    우리 국민들에게 오랜 기간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을 선사해온 시몬스, 앞으로 대리점주들과 어떻게 갈등을 풀어내는지에 대한 해답은 소수도 품어나갈 수 있는 시몬스 본사의 리더십에 있다. 시몬스가 '흔들리지 않는' 상생의 기회를 만들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