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JB, ROA 높은 그룹으로 만들 것"M&A·수도권 진출은 '아직'…중금리시장 공략 자산운용 대표 겸직 염두…"선임 절차 천천히"
  • 김기홍 JB금융지주 신임 회장 내정자가 지난 20일 여의도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JB금융지주
    ▲ 김기홍 JB금융지주 신임 회장 내정자가 지난 20일 여의도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JB금융지주
    JB금융지주 신임 회장으로 내정된 김기홍 JB자산운용 대표가 외형 성장보단 내실 위주의 주주친화적인 전략을 펼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만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비은행 보강을 위한 M&A(인수합병)나 수도권 진출에 대해서는 다소 거리를 뒀다.

    김기홍 내정자는 지난 19일 JB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직후 다음 날 간담회를 열고 "양적 성장으로 덩치를 확대하기보다는 철저히 질적 성장에 초점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3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김한 회장이 외형 확장과 함께 성장 기반을 탄탄히 다졌으므로 이제는 내실 경영에 주력하겠다는 뜻이다.

    김 내정자는 "현재 자산 규모가 47조원인 JB금융은 6년 간 광주은행을 인수하는 등 300% 성장했으며, BNK·DGB는 평균 100% 성장했다"며 "반면 4대 대형 지주사는 36% 성장한 것을 보면 지방은행이 빠른 속도로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JB금융이 단기간 고성장하면서 국내 지주사 중 자본력이 가장 약했고 충분한 배당을 하지 못했다"며 "이제 내실을 다지고 나름의 배당정책을 확고히 확립해 일관되게 밀고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주친화적인 방향성을 토대로 대형 지주사 배당 수준인 20%대로 끌어올린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4대 지주사의 3년 평균 배당은 20~26%, BNK금융과 DGB금융은 각각 13.8%, 17% 수준이다. 반면 JB금융은 6.9%로 가장 낮다.

    김 내정자는 최근 금융권에서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M&A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수도권 진출도 지역 거점에 영업력을 집중하겠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그는 "JB가 지주사 중 크기가 가장 작지만 지금은 M&A 시기가 아니다"면서도 "미리 계획해서 되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좋은 매물이 나온다면 추진할 의향은 있다"고 말했다.

    비은행 계열사 수익성 제고를 위한 대안으로는 캐피탈과 자산운용 부문 강화를 꼽았다. 그는 "ROA와 ROE가 비은행 중심으로 자본력을 키울 계획"이라며 "은행과의 비은행 간 시너지 창출을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대형은행이 관심을 두지 않는 틈새시장 비즈니스와 4~6등급의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전북은행은 타 은행과 달리 6등급 이상 고객들을 위한 상품을 활발히 판매하고 있다"며 "은행의 경우 상당히 정교한 자체 신용등급 스코어링 시스템을 구축해 중금리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JB금융 회장 인사가 마무리된 가운데 계열사 CEO 선임 절차도 빠른 시일 내에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 대표 자리와 함께 전북은행장, 광주은행장 임기도 끝난다. 

    김 내정자는 "남은 기간 자산운용 대표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그 사이 적합한 CEO를 물색하겠지만 선임 절차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겸직을 염두하고 있으며, 김한 회장과 충분히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경쟁사인 BNK금융과 DGB금융과의 싸움에도 생각이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작지만 강한 그룹, ROA가 강한 기업을 만드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