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만원대 진입 이어 SK하이닉스도 오락가락반도체 시장 변동성 증가에 우리 증시 전반 타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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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조정기를 맞으면서 국내 코스피 시장을 이끄는 ‘투톱’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휘청대고 있다. 

    두 종목에 대한 코스피의 의존도가 크게 높은 탓에 증시 전반의 위축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14일 전일보다 2.63% 하락한 3만8950원에 마감하며 ‘4만 원 선’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 5월 50:1 비율로 액면분할 후 5만3000원에서 시작한 삼성전자가 불과 7개월 만에 3만원대로 추락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은 삼성물산과 바이오로직스의 압수수색 소식 등 외부적 요인도 영향을 줬지만 가장 결정적인 것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었다.

    시총 2위 SK하이닉스도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9일 장중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면서 장중 6만원대 이하로 진입했으며 20일에는 5만8600원으로 마감하면서 1년반만에 5만원대로 내려가며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실제 글로벌 반도체 경기는 예전과 다른 양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의 올 9~11월 매출은 79억1000만달러를 기록, 전 분기 대비 6.2% 하락한 실적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인 80억1000만달러도 밑돌았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폰XR같은 주요 스마트폰의 판매가 부진하고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중국 스마트폰 수요 영향도 있다”며 “인텔 CPU 공급 부족도 PC수요 부진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내년에도 이같은 조정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급격한 D램 시황 변동으로 업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무역전쟁과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 부진이 겹치면서 업황 부진이 심화됐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내년 1분기 매출액도 각각 57조7000억원, 12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 -20%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8조9000억원의 매출액과 4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5.5%의 조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문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우리 시장의 의존도가 여전히 높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달한다. 주요 종목만 모아 둔 코스피200지수에서도 삼성전자 비중이 20%를 넘기며 SK하이닉스도 약 4% 차지한다.

    증권가에서 ‘삼성전자가 기침을 하면 한국 증시는 몸살에 걸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 같은 쏠림 현상은 유구하지만 이렇다 할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변동성에 대비해 특정 종목에 대한 의존성을 낮추고 중장기적으로 다양한 종목의 고른 육성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수급에 전체 시장이 쉽게 좌지우지된다는 점이 우리 증시의 고질적인 문제”라며 “단기적인 시장 부양 정책 대신 투자 매력이 높은 상장기업을 다양하게 키우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