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경제 효과‧100만명 일자리 창출 기대현대건설 실적 개선 및 그룹 시너지 제고 등 효과도
  • ▲ 현대자동차그룹 신사옥 'GBC' 조감도. ⓒ연합뉴스
    ▲ 현대자동차그룹 신사옥 'GBC' 조감도. ⓒ연합뉴스

    현대자동차그룹의 신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정부 심의를 통과하면서 내년 상반기 착공이 가능해지 것으로 보인다. 사업 개발이 완료되면 수백억원의 경제 효과와 100만명 이상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토교통부는 수도권정비위원회 실무회의에서 서울시가 신청한 GBC 사업이 조건부 통과됐다고 밝혔다. '조건부'를 전제했지만 회의에서 지적된 일부 사항만 보완하면 되는 터라 이달 말로 예정된 본회의 통과는 낙관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부는 지난 17일 확대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GBC를 포함해 행정절차 등으로 막힌 기업 투자 프로젝트를 원활하게 진행토록 하겠다는 내용의 '2019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이번 GBC의 조건부 승인 역시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GBC는 현대차그룹이 3조7000억원을 투자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에 105층 규모로 짓는 신사옥으로, 높이가 569m에 달한다. 현재 국내 최고 건축물인 서울 송파구 소재 롯데월드타워(555m)보다 더 높다.

    차그룹은 사옥 건립을 위해 2014년 9월 한전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매입했다. 당시 감정가 3조3466억원의 세 배가 넘는 3.3㎡당 4억4000만원 수준이었다.

    축구장 11배에 달하는 7만9342㎡ 부지에 MICE(회의·관광·컨벤션·전시회)와 문화 기능을 갖춘 105층 높이 빌딩 1개와 35층짜리 호텔·오피스텔 1개, 6~9층 규모 컨벤션·공연장 3개를 비롯해 총 5개 빌딩을 짓는 사업이다.

    건축 사업비 규모는 약 3조7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시공은 그룹 건설 계열사인 현대건설(시공 지분 70%)과 현대엔지니어링이 맡는다. 이곳에는 현대차 등 주요 계열사 15개사와 직원 1만여명이 입주할 예정이다.

    앞서 이 사업 계획은 수도권정비위에서 세 차례나 보류되면서 사업 진척이 더뎠다. 당초 차그룹은 올해 착공을 계획했으나, 결국 내년으로 사업을 넘기게 됐다.

    정부는 고층건물이 전투비행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국방부 등과 충분히 협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서울 강남 중심지에 100층 이상 대형 오피스 건물이 들어서면 인구가 집중될 수밖에 없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GBC가 착공되면 인근 부동산시장을 자극해 안정화되던 집값이 또 다시 들썩일 것이라면서 적극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 ▲ 현대자동차그룹 신사옥 'GBC' 투시도. ⓒ연합뉴스
    ▲ 현대자동차그룹 신사옥 'GBC' 투시도. ⓒ연합뉴스

    하지만 최근 국방부와의 협의는 원만히 진행됐다. 마지막까지 논란이 제기되던 인구 집중 문제에 대한 대안도 현대차가 인구 유입 부작용을 방지하는 대책을 마련해 제시했다. 서울시는 이 방안의 이행이 잘 이뤄지는지 면밀히 모니터링 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역시 집값이 어느 정도 안정된 상황이고, GBC 건립은 일자리 창출과 국내 경기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서울시와 차그룹이 2014년 11월부터 반년간 진행한 도시행정학회 용역 결과를 살펴보면 GBC 건설 후 자동차 산업에서만 23만2000명이 고용될 것으로 분석됐다. 뿐만 아니라 건설사업 21만5000명, 숙박·판매사업 47만8000명, 금융·서비스산업 11만5000명, 금속 등 기계 제조업 17만5000명 등도 신규 고용될 것으로 보인다. 모두 121만5000명에 달한다.

    신규 세수 증가도 1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인허가 2년, 건설 5년, 준공 후 20년 등 총 27년간 264조원의 경제효과도 있을 전망이다. 관련 산업들도 GBC 건설을 성장 모멘텀으로 보고 있다.

    차그룹 내부적으로도 그간 통합 사옥이 없어 발생한 비효율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간 유기적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음은 물론, 그룹의 중장기 경쟁력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시공을 맡은 현대건설과 현대ENG 등 건설 계열사들의 경우 최근 국내외 건설시장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인 만큼 GBC 건설은 '산소호흡기'가 될 전망이다.

    올 들어 현대건설은 실적이 감소하면서 업계 '맏형' 체면을 구겼다는 평을 받고 있다.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4조486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7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810억원에서 2379억원으로 15.3% 줄어들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관계사 이슈인 GBC 착공은 내년 이후 매출에 영향을 주는 대형 프로젝트"라며 "현대건설의 안정적인 수주잔액에 따른 실적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현대건설 역시 "실제 공사 수행 협력업체나 장비 자재 사용이 활발해지고 주변 상권 활성화나 일자리 창출 등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시공사 입장에서도 GBC가 착공되면 안정적인 매출 발생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차그룹은 내년 상반기 내 착공할 수 있도록 최대한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건축심의와 교통영향평가, 안전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등을 모두 마친 상태라 시의 건축허가와 굴토 심의만 거치면 착공이 가능하다.

    다만 건축허가의 경우 접수 이후 관계부처 의견청취 등 절차가 포함돼 있어 빨라도 약 3개월이 소요된다. 굴토심의에도 1개월가량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내년 1월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5~6월에나 착공이 가능할 전망이다. 완공까지 기간은 약 4년으로, 내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가면 2023년 무렵에 입주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