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호·여형구 전 국토부 차관 세평문학진 전 민주당 의원, 코레일 이어 다시 하마평캠코더 낙하산 부정적 인식 팽배… "전문성 갖춰야"
  • ▲ 붐비는 공항.ⓒ연합뉴스
    ▲ 붐비는 공항.ⓒ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공사 차기 사장 자리를 두고 낙하산 논란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전직 관료 출신과 정치권 인사가 세평에 오르내리고 있어 관피아(관료+마피아)와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대결 양상을 띤다.

    21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19일 제8대 사장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열렸다. 임추위는 비상임이사 4명과 외부인사 2명 등 6명으로 구성됐다.

    지라시(증권가 정보)와 항공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이달 4~14일 진행한 공모에는 국토교통부 고위 관료 출신과 정치권 인사가 직·간접적으로 관심을 보였다.

    현 정일영 사장은 공모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 임기는 내년 2월1일까지다.

    하마평에는 최정호, 여형구 전 국토부 제2차관이 거론됐다. 최 전 차관은 서울지방항공청장, 국토부 항공정책실 실장 등을 지냈다. 지난해 10월부터 전북도 정무부지사로 있다. 최 전 차관은 뉴데일리경제와의 통화에서 지원 여부에 대해 "(지역)현안이 많아 지금은 드릴 말씀이 없다"며 "나중에 기회가 닿으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공모에 참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 전 차관은 최 전 차관에 앞서 제2차관을 지냈다. 자리에서 물러나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을 맡았었다. 건설교통부 종합교통정책관, 국토해양부 항공정책실장, 교통정책실장을 역임했다.

    최, 여 두 전 차관은 항공분야 전문성은 갖췄다. 정 사장도 건교부 국제항공협력관, 국토해양부 항공철도국장, 교통정책실장 등을 지낸 관료 출신이다. 항공 전문가들은 "주요 경력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항공분야가 제2차관 담당이어서 전문성이 없다고 보기도 그렇다"고 했다.

    다만 퇴직 후 산하 공기업에 재취업해 요직을 독점하는 전형적인 관피아여서 논란을 피해갈 수는 없을 전망이다.

    정치권 인사에 대한 세평도 있다. 지원설이 돌았던 김교흥 대한체육회 부회장은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회장은 전 국회사무처 사무총장,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을 지냈다. 항공분야와 무관해 낙하산 논란이 불거졌다. 김 부회장 측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 사장 자리에 대한) 여러 제안은 있었다"며 "하지만 후년 총선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어 임기를 못 채우고 도중에 그만둬야 한다. 처음부터 생각이 없어 거절했는데 이 과정에서 지원설이 잘못 돈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출신으로 17·18대 국회의원을 지낸 문학진 경기도당 하남시 지역위원회 위원장도 지원설이 돈다. 문 전 위원은 일단 "지라시가 도는 줄도 몰랐고 공모도 몰랐다. 어리벙벙하다"며 "(청와대에서) 연락을 받거나 의중을 물은 바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문 전 의원은 지난해 말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 자리를 놓고 오영식 전 사장과 세평에 올랐을 때도 "수험생도 아니고 먼저 (청와대에서) 내부적으로 정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모 지원에 있어 기본적으로 내정에 가까운 사전 교통정리가 전제돼야 한다는 태도다.

    다만 문 전 의원은 "비행기도 가끔 타니까 (인천공항공사 사장에 당연히) 관심은 있다"고 묘한 여운을 남겼다.

    문 전 의원이 모종의 확약을 받지 못해 연막을 치는 거라면 문재인 정부의 돌려막기식 캠코더 낙하산 인사가 또 한 번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코레일 사장 공모 때 문 전 의원은 오영식 전 의원에 앞서 유력 후보로 거론됐었다. 당시 오 전 의원은 한국전력 사장 후보로 세평이 돌았다. 뚜껑을 열어보니 코레일 사장에는 오 전 의원이 낙점됐고, 문 전 의원은 이번에 다시 인천공항공사 사장 지원설에 휘말린 상태다.

    항공전문가는 연간 7200만명의 항공 수요가 몰리는 인천공항공사의 경우 승객 안전을 책임지기 위해 사장의 전문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설상가상 최근 잇단 철도 관련 사고로 오 전 코레일 사장이 전격 사퇴하면서 낙하산 인사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팽배한 상태다. 항공업계 일각에서 잡음이 큰 캠코더 낙하산보다 최소한의 전문성을 갖춘 관피아를 낙점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