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러 내 냉각수 끓음 현상 확인… 열용량 부족·과다 사용 추정흡기다기관 추가 리콜… 1차 리콜 850만대 신품 EGR 모듈로 교환
  • ▲ 화재 난 BWM 차량의 EGR과 구멍 뚫린 흡기다기관.ⓒ연합뉴스
    ▲ 화재 난 BWM 차량의 EGR과 구멍 뚫린 흡기다기관.ⓒ연합뉴스
    비엠더블유(BMW) 차량 화재 원인이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의 설계 결함으로 추정됐다.

    국토교통부는 24일 BMW를 검찰 고발하고 과징금 112억원을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BMW 리콜대상 차량 전체에 대해 흡기다기관을 리콜 조치하기로 했다. EGR 내구성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여 필요하다면 추가 리콜한다는 방침이다.

    ◇EGR 설계 결함에 쿨러 균열 가능성

    BMW 화재 원인 규명 민관합동조사단은 BMW 측으로부터 받은 자료 검증과 엔진·차량시험을 병행해 조사한 결과를 국토부에 제출했다.

    BMW는 그동안 화재 원인이 EGR 쿨러 균열에 따른 냉각수 침전물이라고 밝혀왔다. 냉각수가 새더라도 높은 누적주행거리, 고속 정속주행 조건, 바이패스 밸브(우회 밸브) 열림 등 여러 조건이 충족되는 제한적인 상황에서 화재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민관합동조사단 실험 결과 EGR 쿨러 균열로 말미암은 냉각수 누수가 화재의 원인이나, 바이패스 밸브 열림은 직접적인 영향이 없었다. 오히려 배기가스의 양을 제어하는 EGR 밸브 열림 고착이 화재경로와 관련돼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EGR 밸브가 열린 채로 고착되면서 배기가스 후처리 장치 재생 때 500도(℃) 이상 고온 가스가 유입돼 EGR 쿨러 내 침전물에서 불티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조사단은 EGR 쿨러 내 냉각수가 끓는 현상(보일링)을 확인했다. 조사단은 EGR 설계에 결함이 있다고 판단했다. EGR 쿨러의 열용량이 부족하거나 열용량을 넘는 수준으로 EGR이 과다 사용되게 설계됐다는 것이다.

    냉각수 끓음 현상이 계속되면 EGR 쿨러에 반복적으로 열충격이 가해져 EGR 쿨러 균열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조사단은 이에 대해 BMW의 소명과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태도다.

    EGR 밸브 반응속도가 느리거나 완전히 닫지 못하는 현상(일부 열림 고착)과 이에 대한 경고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도 확인됐다.

    BMW 자료 검토 결과 배출가스 규제가 유사한 독일·영국 등 유럽과 한국의 BMW 화재 발생비율은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규제가 강한 미국은 EGR 사용을 줄이고 별도의 질소산화물(NOx) 저감장치를 장착했고, 중국은 규제가 약해 EGR 사용이 낮다 보니 화재 발생비율이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단은 65개 차종 17만2080대에 대한 BMW 리콜조치와 관련해선 일부 디젤차량이 애초 리콜대상 차량과 같은 엔진과 EGR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1차 리콜에서 제외된 것을 확인했다.

    BMW는 지난 10월19일 52개 차종 6만5763대를 추가 리콜했다. 조사단은 BMW가 1차 리콜 대상을 축소한 것으로 봤다.

    조사관은 흡기다기관도 리콜(점검 후 교체)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흡기다기관이 오염되거나 약해져 물리적 파손이 있을 수 있고, EGR 모듈을 교체한 리콜차량에서도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조사단은 EGR 쿨러 보일링에 대해 BMW에 소명을 요구하고 앞으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조사가 필요하다는 견해다.
  • ▲ BMW 화재 원인 최종 결과 발표.ⓒ연합뉴스
    ▲ BMW 화재 원인 최종 결과 발표.ⓒ연합뉴스
    ◇EGR 결함 2015년 이미 알았다

    조사단은 BMW가 결함을 은폐·축소하고 늑장 리콜을 했다는 태도다. BMW는 지난 7월20일에야 EGR 결함이 화재와 관련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2015년 10월에 BMW 독일 본사에서 EGR 쿨러 균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획반(TF)을 구성해 설계변경 등에 나선 정황이 포착됐다.

    지난 7월부터 BMW 기술분석자료, 정비이력 등 내부보고서에 EGR 쿨러 균열과 흡기다기관 천공 등이 구체적으로 언급된 것도 확인했다.

    BMW가 같은 엔진과 EGR을 쓰는 일부 차량에 대해 리콜하지 않다가 조사단 해명 요구 후에야 뒤늦게 추가 리콜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올해 4월 BMW가 시행한 환경부 리콜이 현재 진행 중인 국토부 리콜과 원인, 방법이 같아 이미 4월에 BMW가 리콜 필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는 게 조사단의 판단이다.

    또한 리콜 조치 전인 올해 상반기에 제출의무가 있었던 EGR 결함, 흡기다기관 천공 관련 기술분석자료를 최대 153일 늦은 지난 9월 정부에 제출했다는 점도 결함 은폐 정황으로 지적됐다.
  • ▲ 국토교통부.ⓒ뉴데일리DB
    ▲ 국토교통부.ⓒ뉴데일리DB
    ◇검찰 고발… 흡기다기관도 추가 리콜

    국토부는 리콜대상 차량 65개 차종 17만2080대 전체에 대해 흡기다기관 리콜을 즉시 요구하기로 했다.

    EGR 보일링과 EGR 밸브 경고시스템과 관련해선 BMW에 즉시 소명을 요구할 예정이다. 연구원에는 내구성 확인을 위한 검증 조사를 하도록 해 최대한 빨리 추가 리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1차 리콜 때 공정 최적화 이전에 생산한 EGR로 교체된 차량 850만대쯤에 대해선 신품 EGR 모듈로 다시 교환토록 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결함은폐·축소, 늑장 리콜에 대해 BMW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늑장 리콜과 관련해선 2016년 6월30일 이후 출시된 BMW 리콜 대상차량 39개 차종 2만2670대의 매출액 1%에 해당하는 과징금 112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결과에 근거해 BMW에 추가 리콜 요구, 검찰 고발, 과징금 부과 등을 신속히 이행하겠다"며 "국민안전 확보를 위해 리콜제도 혁신방안이 담긴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이 빨리 통과될 수 있게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