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열사 완전체'로 가기 위한 마지막 기회김동원 상무 한화생명 전면배치한 것도 금융 강화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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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그룹이 롯데 금융계열사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오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승연 회장이 태양광·방산 등 신성장 산업에 이어 기존 산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으로 매물로 나온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의 새 주인으로 한화그룹이 거론되고 있다.

    한화는 롯데카드 인수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으며 롯데캐피탈 인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가 롯데 금융계열사를 인수하면 보험업에 편중된 금융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한화 금융이 다른 그룹과 달리 카드사와 캐피탈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금융계열 완전체'로 가기 위한 기회라고 보고 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최근 한화 금융 계열사 실적이 전반적으로 어렵지만, 더 큰 문제는 미래 성장동력이 약하다는 점"이라며 "현재 보험사만 주력으로 하고 있고, 다른 금융 계열이 없기 때문에 성장동력 확보가 급선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이 올해 초 미래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체질 개선을 강조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한화 금융 계열사는 그룹 실적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주요 계열사의 실적부진 여파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

    김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금융부문도 지금의 사업방식으로는 더 이상 성장이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고 있다"며 "핀테크,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반의 차세대 성장엔진을 확충하며 해외시장도 적극 공략하길 바란다"고 당부한 바 있다.

    한화는 인수·합병(M&A)을 통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현재 금융 부문의 성장동력 확보가 과제인 만큼, 고비 때마다 빛을 발했던 김 회장의 M&A 전략이 태양광·방산 부문에서 금융까지 어어질 지 관심이 모아지는 것이다.

    사실 한화는 앞서 여러 차례 주요 금융회사 M&A 후보로 거론돼 왔다. 2013년에는 한화생명이 ING생명 인수전에 뛰어들었고, 이듬해에는 LIG손해보험 인수에도 참여를 검토했지만 막바지에 인수 의사를 접었다.

    이번 인수 가능성도 그저 추측일 뿐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들어 한화가 금융 부문에 인력을 집중시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한화생명이 김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를 전면배치한 것도 금융 계열사 강화를 위한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김 상무는 이번달 한화생명 인사에서 미래혁신총괄 겸 해외총괄로 선임됐다. 이에 앞서 한화의 주요 M&A를 총괄해 온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이 지난 10월 한화생명으로 이동해 대표이사에 내정된 것도 금융 계열사 인수 작업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이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위해 태스크포스(TF) 구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여 사장이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익명을 요청한 증권사 연구원은 "김 상무의 승계 대문에 인수 작업을 전향적으로 추진할 수 있겠으나, 이것만으로 성사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며 "다른 금융지주사들이 최근 사업 라인을 보강하는 만큼, 예전과 마찬가지로 가격 등을 따져보고 검토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는 지난 8월 베트남 금융시장 공략을 위해 베트남 1위 기업인 빈그룹과 손잡았다. 이번 투자를 통해 보험, 자산운용 등 핀테크 기반의 금융업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김 상무도 아버지인 김 회장과 함께 베트남을 찾는 등 현지사업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다만, 올해 발표한 한화의 중장기 투자계획에 금융 부문에 대한 계획은 포함되지 않았다. 한화는 태양광과 방산 및 석유화학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향후 5년간 22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하면서 금융 부문은 시장 환경을 고려해 별도로 투자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롯데 금융 인수 가능성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다"며 "현재까지 아무 것도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