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약정 할인 '연간 2조8천억', 이통3사 영업익 절반 이상 차지"마케팅 예산 삭감 어쩔 수 없는데… 국민 여론 차가워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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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통사들이 내년 5G 스마트폰 상용화를 앞두고 매출 하락세가 심각해 2019년도 사업 예산 및 전략을 짜는데 애를 먹고 있다.

    선택약정 할인율 확대, 저소득층 요금 감면 등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손실이 2조원대에 이르는 상황에서, 내년엔 '스마트폰 200만원' 시대를 맞이할 전망이여서 이에따른 비용부담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모습이다.

    27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선택약정할인 25% 요금할인제 가입자는 올해 1월 566만명에서 8월말 1768만명까지 급증했고, 20% 할인을 유지하고 있는 고객까지 합하면 전체 선택약정 가입자 규모는 23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구매고객의 선택약정 할인 가입 비중은 9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나 신형 갤럭시, 아이폰 구매고객을 중심으로 선택약정 가입자 수는 지속 상승할 전망이다.

    업계는 이 같은 흐름으로 추산해 볼때, 선택약정으로 이통사들이 가입자에게 지급해야하는 연간 할인 총액은 2조 7000억 ~ 2조 8000억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이통3사의 지난해 영업이익(3조8000여억원)을 합친 금액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공시지원금의 경우 제조사와 이통사가 공동으로 비용 부담을 하지만, 선택약정할인제는 전적으로 해당 이통사가 모두 지원하는 구조다. 때문에 이통사들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이통3사 모두 지난 3분기 선택약정 25% 할인의 영향으로 이동통신 분야 수익이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이통사 실적의 지표로 활용되는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은 내리막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 같은 흐름 속 내년 3월 상용화를 목표로 준비 중인 5G 인프라 구축 뒤엔 이통사들이 빚더미에 앉을 수도 있단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2년까지의 이통3사 5G CAPEX(Capital expenditures /미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지출된 비용규모)는 약 30~40조원에 이르며, 업계서는 LTE 대비 약 1.5~2배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보편요금제가 내년에 도입될 경우 2019년 영업이익은 2017년 대비 SK텔레콤이 최대 52%, KT가 최대 41%까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스마트폰 가격이 200만원 시대로 치닫고 있어 이통사들의 부담액은 더 커지고 있다.

    최근 1년간 출시된 주요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고가를 살펴보면 ▲갤럭시 노트8 256GB 125만4000원 ▲갤럭시노트8 64GB 109만4500원 ▲갤럭시S9플러스 105만6000원 ▲LG전자 V35씽큐 104만8300원 등 대부분 100만원을 훌쩍 넘어섰으며, 업계는 지난해 출시된 주요 제조사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고가가 2016년 대비 평균 약 10% 상승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같은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통신 업계는 5G 인프라 구축을 위해선 단말 출고가 상승을 억제하는 규제 병행 등 5G 투자를 지원해 줄 수 있는 정책 마련이 필수적인데, 이런 정책들이 전혀 수반되지 않고 있어 내년도 사업 예산을 짜는데 기존 소비자들에게 주던 배네핏 정책 예산들을 삭감해 짤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업체 멤버십 포인트가 이달이면 소멸되는 것과 관련, 최근 이통사 할인 혜택이 줄어들고 있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며 "사업자 부담 가중으로 인한 피해는 결국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란 우려가 내년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광고비나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으나, 국민 여론을 의식해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삭감할 수 없어 이통사들이 애매한 상황에 놓인 것이 사실"이라며 "얼마전 정부와 국회가 5G 투자에 대해 최대 3% 세액 공제 혜택을 마련했는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추가적인 5G 투자 활성화 정책이 마련되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