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인테리어 시장 확대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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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무술년(戊戌年) 유통업계는 그 어느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1인 가구 증가와 IT 기술 발전은 '가정간편식'과 '무인점포' 등의 트렌드를 가속화했고 불황과 함께 정부 규제 강화, 최저임금 인상(16.4%) 등 유통업계에 직격탄을 날렸다. 웃음 보다는 고민이 깊었던 올해 유통가의 주요 뉴스를 뉴데일리경제와 함께 되짚어 본다.<편집자주>

    생활업계는 격동의 시기를 보냈다. 2000년대 초반 전성기를 누렸던 로드숍들에게는 힘든 한 해였고, 대진침대의 '라돈 포비아'는 가구업계 전체로 번지며 '생활용품 안전성 논란'에 다시 불을 붙였다. 규모를 키워온 홈인테리어시장에는 신세계의 까사미아 인수, 현대백화점 한화 L&G 인수 등 대기업들이 홈인테이어 사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해였다. 한편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오너家 일가인 이서현 사장이 떠나며 '매각설'이 점화되기도 했다.

    2018년을 뜨겁게 달군 생활업계 주요 뉴스를 한눈에 살펴본다.

    ◇ 로드숍 역사상 최고 '고난의 해'

    2000년대 호황을 누렸던 로드숍들이 사드로 인해 주춤한 이후 올해에는 적자 릴레이가 이어졌다. 에이블씨엔씨와 토니모리, 에뛰드하우스 등이 줄지어 올해 상반기 적자 전환했고 스킨푸드는 경영악화로 올해 10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1세대 로드숍인 스킨푸드의 법정관리 돌입은 업계에 큰 충격을 줬다.

    사드 논란으로 해외 관광객이 감소한데다 최근 H&B 스토어와 뷰티 편집숍의 성장세가 거센 탓이다. 온라인 및 모바일 유통 역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고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부각되면서 최대 수십만명에 달하는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influencer)의 영향력이 커진 점도 역시 로드숍 부진의 이유로 거론된다.

    로드숍들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매장 정리부터 나섰다. 에이블씨엔씨의 미샤는 2016년 말 기준 733개 매장 중에서 30여개를 줄였고, 네이처리퍼블릭은 768개에서 지난해 714개로, 토니모리는 690개에서 680개로 각각 감소했다. 2015년 매장이 1200개에 달했던 더페이스샵은 1000여개로 매장을 줄이는 한편 자사 브랜드 편집숍 '네이처컬렉션'의 매장 수를 늘리는 전략을 취했다.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곳도 늘었다. 아모레퍼시픽은 미국에 이어 캐나다, 오세아니아 등에 주목하고 있다. LG생활건강 또한 일본, 미국 등에 이어 프랑스 등 유럽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 가구업계에 들이닥친 '라돈 포비아'

    지난 5월 대진침대의 매트리스에서 폐암 등을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 ‘라돈’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면서 논란은 시작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조사 결과 대진침대는 음이온 효과를 위해 라돈을 배출하는 ‘모나자이트’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모나자이트를 납품받은 업체가 66곳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라돈 논란은 업계 전반의 이슈로 번졌다. 이후 이뤄진 소비자·시민단체의 자체 조사 결과 마스크, 베개, 생리대 등 다양한 생활제품에서 라돈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공포는 더욱 커졌다.

    원안위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산하에 ‘생활방사선 안전센터’를 구축해 조사를 확대하고 방사성 물질의 성분 표시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미 사회 전반에 번져버린 공포심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실제 지자체가 대여해주는 '라돈 측정기'는 품귀 현상을 빚었고, 라돈 측정기 판매업체의 매출이 치솟기도 했다. 이에 가구·생활업체는 '친환경', '안전성'을 내세운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라돈 포비아 잠재우기에 나서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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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추럴코튼
    ◇ 오너家 이서현 떠난 삼성물산패션부문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그룹 사장단 인사 발표에서 이서현 전 삼성물산패션 사장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녀인 이 전 사장의 경영 퇴진은 갑작스러웠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패션의 철수설이 다시 부각됐다. 삼성물산패션은 꾸준히 매각설이 제기돼왔다. 이 전 사장이 떠나고 박철규 삼성물산 상품 총괄 부사장이 그 자리를 채우게 됐지만 오너가 수장의 부재로 삼성물산패션의 미래는 더욱 불투명해졌다.

    올해 3분기 누적 1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2016년 영업손실 452억을 냈다가 지난해 326억원 흑자로 돌아섰지만 올해 다시 적자 신세다.  이 전 사장이 기획단계부터 관여해 2012년 출범한 SPA(제조·유통 일괄형) 브랜드 '에잇세컨즈'는 지난 5월 중국 플래그십 매장에서 철수했다.

    ◇ 홈인테리어 시장 더 커진다

    최근 수년간 국내 가구 시장의 화두였던 홈인테리어 시장 확대가 올해 대기업들의 참전으로 더욱 활발했다. 신세계가 2월 까사미아를 인수했고, 현대리바트를 보유한 현대백화점그룹은 한화L&C를 인수하며 '한샘' 추격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가구·소품 전문 현대리바트와 함께 창호·바닥재 등 건자재 사업을 모두 품으며 토털 인테리어 사업 기반을 갖췄다. 현대리바트(8800억원)와 현대L&C(1조630억원)의 매출을 합치면 1조9000억원 규모로, 업계 1위인 한샘의 2조600억원을 턱밑까지 추격하게 된다.

    지난해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00년 9조1000억원에 그쳤던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 규모가 2016년 28조4000억원으로 커졌고, 2020년 41조5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내년 역시 홈인테리어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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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L&C
    ◇ 실용성·편리함 찾는 소비자들

    ‘이케아’, ‘헤이’와 더불어 올해 런칭한 ‘그라니트’까지 북유럽 감성의 라이프스타일은 국내 소비자들의 문화적 취향으로 자리잡으며, 감각적이지만 실용적인 형태로 일상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집에 대한 관심과 사람 중심의 실용적인 디자인은 소비자들의 자연스러운 일상에 주목한 실용적인 니즈를 반영한 패션 아이템의 인기로 이어졌다.

    기능성과 편안함을 모두 갖춘 슬라운지웨어 스타일이 늘어남과 동시에, 드레스코드의 유연화, 캐주얼과 스포츠웨어를 위시한 스트리트 웨어가 메인 트렌드의 한 축으로 부상했다. 패셔너블하지 않다고 여겨졌던 일상복이 런웨이에 등장하면서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았다.

    ◇ 인플루언서 영향력 확대

    1인 미디어, 이른바 인플루언서가 브랜드의 마케팅 수단에서 직접 하나의 브랜드로까지 성장하면서 이들의 영향력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글로벌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은 지난해년 20억달러(약 2조원), ’20년까지 최대 100억달러(약 10조6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일반인 인플루언서들은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일상 소재들을 이미지 기반 SNS나 동영상 기반 컨텐츠로 풀어내 큰 공감을 이끌어내면서 팔로어를 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