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공급량, 전년 대비 2.3배… 수도권 '2만3473가구' 분양작년 12월 서울 거래량, 11년 만에 최저… 보유세 등 비관론 여전투자 목적 매매거래 보다 '청약' 집중… 건설사 연초 분양 서둘러
  • 자료사진. 지난 주말 문을 연 '다산신도시 자연앤 자이' 견본주택 내. ⓒGS건설
    ▲ 자료사진. 지난 주말 문을 연 '다산신도시 자연앤 자이' 견본주택 내. ⓒGS건설

    부동산시장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미처 공급되지 못한 물량들이 연초부터 쏟아질 예정이다. 실수요자들의 시선 역시 기존주택보다는 청약시장으로 향한 만큼 건설사들 역시 새해 첫 공급에 힘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1월 전국에서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모두 38개 단지 3만3868가구(임대 제외)로, 지난해 1월 1만4258가구보다 약 2.37배 늘어난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4개 단지, 경기 18개 단지, 인천 4개 단지 등 수도권(2만3473가구)에 전체 물량의 70%가량이 몰렸다.

    이처럼 새해 첫 달부터 건설사들이 물량을 쏟아내는 것은 지난해 9·13대책과 청약제도 개편 등으로 분양 일정이 일부 지연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마수걸이' 분양이 갖는 의미가 적지 않은 만큼 건설사들도 입지나 사업성이 우수한 곳을 중심으로 새해 첫 분양을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첫 단추를 잘 꿰어야 다음 분양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생각에 건설사들이 첫 분양에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 주택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어 우수한 상품성을 갖춘 첫 분양단지에 실수요의 관심이 몰릴 것"이라고 판단했다.

    지난해에도 연초에 우수한 입지와 상품성을 무기로 내세워 우수한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지난해 GS건설의 마수걸이 단지였던 '춘천 파크 자이'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7.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삼호의 첫 분양단지인 'e편한세상 남산'은 평균 346대 1의 기록적인 경쟁률로 1순위에서 청약을 마쳤다. 반도건설의 '대구국가산단 유보라 아이비파크 2.0'도 1순위에서 평균 8.9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부동산시장 전망이 부정적인 점도 건설사들이 앞 다퉈 공급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장재현 본부장은 "계속되는 정부 규제와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에 따라 시장 전망이 약보합세 이상의 불황 쪽으로 기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며 "시장 내 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감과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수요자들 역시 투자 목적의 매매거래보다는 청약시장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건설사들이 연초 분양을 서두르는 측면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자료사진. 지난 주말 개관한 'e편한세상 청계 센트럴포레' 견본주택 내 상담석. ⓒ대림산업
    ▲ 자료사진. 지난 주말 개관한 'e편한세상 청계 센트럴포레' 견본주택 내 상담석. ⓒ대림산업

    실제 서울 아파트 거래시장의 세밑 한파가 거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신고일 기준(거래일로부터 60일 이내) 서울 아파트 신고거래량은 지난해 12월 2314건으로, 전년 8291건에 비해 72.0% 급감했다. 12월 기준으로 보면 금융위기 이후(2008년 1435건)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이후 11년간 12월 평균 거래량은 6242건이다.

    하루 평균 거래량은 74.6건으로, 전월(3560건)의 하루 118건보다 37.0% 줄었다. 일평균 거래량 기준으로는 2013년 8월(3149건) 하루 101건 이후 가장 적다.

    거래 침체는 시간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1분기 3만5125건이 거래된 이후 3분기 2만5050건, 4분기 1만6012건으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월 기준으로도 11월 3560건으로 전월대비 64.8% 감소한 데 이어 12월에도 2314건에 그치면서 빙하기가 지속되고 있다.

    매수 실종과 매물 적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겨울철 부동산 비수기를 맞은 데다 지난해 11월30일 기준금리 인상 여파에 따른 시중금리 인상도 점차 진행되고 있다.

    또 종합부동산세 인상 등 보유세 인상이 대기 중인데다 최근 '공시지가 현실화'와 관련해 곳곳에서 가격산정의 기준으로 삼는 표준지, 표준주택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인상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집주인을 향한 세금, 사회보험료 등 인상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공시지가 현실화 이슈는 올해 상승분을 실제로 반영한 단독주택과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개별공시가격이 오는 4월, 개별공시지가는 5월까지 부동산시장의 관망세를 심화시킬 이슈로 지목된다.

    여기에 최근 수도권 3기 신도시 발표 등으로 무주택자는 매매보다 분양시장을 통해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기존 주택을 매입하려는 수요는 더 줄어들 전망이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정부의 대출규제 및 금리 변화 등 부동산시장의 주요 변수가 많다보니 건설사들이 지난해 말 분양열기를 이어받기 위해 공급시기를 앞당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청약제도 강화, 규제 중심의 정책 기조가 지속되면서 계획한 물량이 예정대로 공급될 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역시 분양 예정물량은 12만9494가구였으나, 이 중 실제 분양은 63.6%에 그쳤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새해 수도권에서는 지난해 분양이 밀린 곳들을 비롯해 분양이 상당수 계획돼 있다"면서도 "계획 물량이 예정대로 공급될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