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경기 침체-대출금리 인상' 등 경매 매물 급증물량 증가, 거래 감소, 비수기 등 직격탄… 강남 4구 '0.12%' 하락
  • 한 투자자가 경매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뉴데일리경제 DB
    ▲ 한 투자자가 경매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뉴데일리경제 DB

    지난해 하반기부터 집값 하락이 본격화되면서 대출금과 전세금의 합이 집값보다 비싼 '깡통주택'과 '깡통전세'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부동산경기 침체와 대출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부동산 경매 매물도 급증하고 있어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마지막주 기준 전국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0.07%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9% 하락해 2013년 8월 셋째 주(-0.1%) 이래 가장 큰 내림폭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둘째 주부터 8주 연속 하락세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서울 전 지역에서 아파트 매매가가 하락하고 있다"며 "9·13부동산 대책, 입주물량 증가, 거래량 감소, 계절 비수기 등 다양한 집값 하방 압력이 작용해 강남 4구는 0.12%나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대출금을 갚지 못해 경매에 넘겨지는 물건도 지난해 급증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2014년 이후 매년 10~20%대 감소세를 보이던 경매 진행건수가 지난해는 전년 대비 7% 증가한 약 11만7000건을 기록했다.

    경매 진행건수는 부동산경기가 좋지 못했던 2013년 22만9750건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4년 20만2145건 ▲2015년 15만2506건 ▲2016년 12만5138건 ▲2017년 10만7381건 등으로 4년 연속 감소하다 지난해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지난해 10만건에 불과했던 경매 진행건수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경기 부진의 여파가 서서히 경매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경매에 나오는 물건이 늘면서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낙찰가율은 72.2%로, 전년 보다 1.8%포인트 하락했다. 2013년 이후 지속되던 상승세가 지난해부터 꺾이기 시작한 셈이다.

    특히 인기가 높았던 아파트를 포함한 주거시설 경매의 경우 평균 응찰자 수가 5.5명에서 4.6명으로 줄었다. 응찰자 수 감소는 지난해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가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역시 경기 침체와 부동산 가격 하락 등으로 부동산 경매 매물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깡통주택과 깡통전세 현상의 심화로 다주택자나 전세 세입자의 경매 신청이 늘어날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정부의 주거안정정책에 따라 금융기관이 담보권 실행을 막았던 '담보권실행유에제도'가 오는 2월 종료된다. 이 제도가 종료되면 금융기관에 의한 임의경매진행 건수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박은영 지지옥션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과 담보권실행유예제도 만료, 경기침체에 따라 경매 물건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9·13대책으로 경매대출도 주택담보대출과 동일한 규제를 받는 만큼 본인의 지역과 자금 사정을 고려해 신중하게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