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영업익 2조7029억… 2009년 세운 최고 기록 경신4분기 매출·영업익 모두 전년 대비 급감… 영업익 1천억 밑돌아
  • LG전자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연간 매출 60조원을 달성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4분기 실적이 급락하면서 아쉬움으로 남는다. 

    8일 LG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프리미엄 TV와 가전 사업의 호실적에 힘입어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2조4685억원) 대비 9.5% 증가했다. 하지만 4분기의 경우 증권가의 평균 전망치에 크게 못미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1조3399억원, 2조702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액은 지난해(61조3963억원)에 이어 역대 2번째를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2009년(2조6807억원)의 최고 기록을 10년만에 경신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모두 전년동기 대비 감소했다. 4분기 매출액은 15조7705억원으로 전분기(15조4270억원)에 비해 2.2% 증가했지만, 전년동기(16조9636억원) 대비로는 7%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53억원으로 전분기(7488억원)대비 89.9% 하락했으며, 전년동기(3668억원) 대비 79.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증권가의 평균 전망치(매출액 16조5337억원, 영업이익 3981억원)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 2016년 4분기에 기록했던 35억원 손실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4분기 실적 부진에 따라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3조원 돌파에 대한 기대감도 무산됐다. 앞서 증권가와 관련업계에선 LG전자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2조6276원을 기록한 만큼 연간 영업이익이 3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제기된 바 있다.

    관련업계에선 4분기 실적 하락 배경에 대해 전 사업부문의 부진을 꼽고 있다. 이날 공시에서 사업 부문별 실적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LG전자의 주력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HE사업본부와 H&A사업본부의 경우 계절적 비수기 영향 등으로 영업이익이 비교적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와 전장사업을 맡고 있는 VC사업본부 역시 여전히 적자 흐름을 이어갔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 MC사업본부는 2017년 2분기 이후 지난해 3분기까지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올해에도 MC사업본부와 VC사업본부의 적자 탈출이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VC사업의 경우 오스트리아 자동차용 조명업체 ZKW 인수 효과로 적자 폭이 축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MC를 제외한 전 사업부문에서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한다"며 "HE는 일시적으로 QLED 진영과 마케팅 경쟁이 심화됐지만, OLED 및 UHD 비중 확대와 대형화, 패널 가격 안정화 등을 바탕으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H&A는 신성장 제품군의 매출 비중이 확대되는 한편, 케어솔루션을 표방한 렌탈 사업이 실적 안정성을 뒷받침할 것"이라며 "VC는 인포테인먼트의 성장세가 재차 부각되고 있어 ZKW를 포함한 흑자 전환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잠정실적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의거한 예상치로, 회사 측은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및 사업본부별 실적을 이달 말 예정된 실적설명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