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출신VS은행권 출신 경합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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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기 저축은행회장 선거 마감이 임박한 가운데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되고 있다. 민관 출신 역대 최다 인원이 회장직에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17대 회장 선거 당시 3명, 16대 회장 선거 당시 최규연 전 회장 1명이 후보로 등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10일 오전까지 제18대 저축은행중앙회 회장 후보추천위원회에 6명이 입후보 신청서를 제출했다.

    회장 후보 지원자는 한이헌 전 국회의원, 박재식 전 증권금융 대표, 황종섭 하나저축은행전 대표, 조성권 전 예쓰저축은행 대표, 박도규 전 SC제일은행 부행장 등이다. 저축은행 전문가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도 회장 후보로 등록했다. 조성목 원장은 금융감독원 선임국장을 지냈으며, 저축은행사태(2011년) 등을 담당하며 대책반장, 저승자사로 불리기도 했다. 

    후보등록 마감 시간은 오후 6시라는 점에서 17대 이순우 회장이 연임 도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규정상 연임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관료 출신과 은행권 출신의 경쟁구도는 이번 회장 선거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한이헌 전 의원은 관료 출신으로 저축은행과도 인연이 있는 인물이다. 한 전 의원은 행정고시(7회)로 공직에 입문해 경제기획원 차관, 김영삼 정부 경제수석비서관, 15대 국회의원,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등을 지냈다. 한 전 의원은 지난해 12월까지 부산광역시 소재 우리저축은행 비상임 대표이사로 재직하기도 했다.

    박재식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 역시 행정고시(26회) 합격 후 재정경제부를 거쳐, 기획재정부 국고국 국장, 금융정보분석원 원장, 제26대 한국증권금융 대표이사 사장 등을 지냈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은 '감독당국' 출신이다. 1997년 외환위기시절부터 2011년 저축은행 사태까지 저축은행 업무를 담당했다.

    은행권 출신도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황종섭 전 대표는 지난 1979년 기업은행에 입행, 보람은행을 거쳐 하나은행 부행장을 역임했다. 지난 2016년부터는 2년간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를 맡으며 저축은행 경력을 쌓았다. 

    조성권 전 예쓰저축은행 대표는 우리은행 출신으로 저축은행업계와도 인연을 쌓았다. 조 전 대표는 우리은행 홍보부장과 여의도지점장 등을 거쳐 국민대 겸임교수로 재직해 온 금융 전문가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때 예쓰저축은행의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박도규 전 SC제일은행 부행장은 지난 2013년~2014년 SC제일은행 리스크관리 총괄 부행장을 지냈다.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자리는 그동안 관료 출신 인사가 주로 차지해왔다. 16대 최규연 전 회장과  15대 주용식 전 회장, 13대 김유성 전 회장은 재정경제부 출신이며 14대 김석원 전 회장은 금융위원회 출신이다.

    민간출신은 우리은행장·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지낸 이순우 현 17대 회장과 한남신용금고 대표를 지낸 곽후섭 10대 회장, 서울신탁은행 이사를 지낸 이상훈 8대 회장 뿐이다. 

    저축은행업계에서는 업권 이해도가 높고 규제 개혁을 이끌어낼 수 있는 힘 있는 회장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인터넷 은행들이 중금리 대출시장에 합류해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법정 최고금리도 낮아진 만큼 규제개혁이 절실하다는 판단에서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저축은행회장 자리에 관료 출신이 많았던 것은 업계를 대변할 수 있는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라며 "규제완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인물이 차기 회장으로 선임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회는 지원자 적격성 심사를 거쳐 오는 21일 열리는 총회에서 새로운 회장을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