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A와의 부산항 4부두 공동운영 협약 체결…경쟁력 강화에도 도움현대상선 올해 목표는 영업력 강화…"2019년 성과 따라 미래 결정"
  • ▲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 ⓒ현대상선
    ▲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 ⓒ현대상선
    현대상선이 2년 만에 부산신항을 되찾는 과정에서 유창근 사장의 글로벌 영업력이 적잖은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유 사장이 그동안 쌓아온 글로벌 파트너십이 적기에 빛났다는 평가다.

    1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상선이 싱가포르 다국적 터미널 운영사인 PSA와의 부산항 4부두 공동운영 협약을 체결할 수 있었던 데는 유 사장의 숨은 공이 적지 않았다.

    유 사장은 PSA 본사 회장과 오래 기간 비지니스 파트너로 지내왔고, 이번 계약도 두 사람의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성사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현대상선과 같은 원양 정기선사의 경우, 화물을 안정적으로 하역할 수 있는 전용 터미널은 필수적인 인프라다. 때문에 현대상선이 모항으로 이용하는 부산신항의 터미널 운영권을 다시 확보한 것은 경쟁력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기존에 현대상선은 4부두 지분 50%+1주를 가진 최대 주주였으나 2016년 4월 구조조정 과정에서 40%+1주를 PSA에 800억원에 매각했다. 하지만 매각 과정에서 PSA와 맺은 불리한 계약으로 하역료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 때문에 현대상선은 6년간 경쟁 외국 선사보다 2000억원이 넘는 하역료를 더 지급해야 했고, 이런 부담을 덜어내기 위한 방안으로 10%인 HPNT 지분을 늘리기 위해 사모펀드인 IMM인베스트먼트(와스카 유한회사), PSA와 협상해왔다.

    현대상선은 이번 협약으로 하역료 부담이 줄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PSA가 갖고 있는 경쟁력을 바탕으로 부산항만을 시작으로 글로벌 협력에도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PSA는 글로벌 터미널운영사로 부산항만 뿐 아니라 전 세계 주요 항만을 보유하고 있다"며 "현대상선이 글로벌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부산항만을 되찾은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의 올해 목표는 영업력 강화다. 지난해 초대형 친환경 컨테이너선 20척의 신조계약 체결과 부산신항 터미널 운영권 확보로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만큼, 올해는 영업력 회복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유 사장도 신년사에서 "2019년의 성과에 따라 2020년 이후 우리 현대상선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라며 "2020년 2분기부터 투입될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이 차질 없이 운영될 수 있도록 영업, 운영, 운항 및 IT 등 각 부문이 서로 협력해 치밀하게 준비해 나아가자"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투입되는 오는 2020년을 재도약의 기회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상선이 발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모두 완성되면 현재 40만TEU인 현대상선의 선복량은 80만TEU까지 확대된다.

    다만, 현대상선의 계속되는 영업적자는 여전히 풀어야할 숙제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1231억원을 기록하면서 2015년 2분기 이후 14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현대상선의 영업적자가 2022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