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M 최대 거래기업, 주주 요구에 K-OTC로 이전하루 한자릿수 기업만 거래 체결…차별화 전략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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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투자협회와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비상장사 거래 플랫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부진한 거래소의 KSM은 중소기업 지원에 방점을 두겠다는 입장이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K-OTC에서 거래되는 법인 수는 총 126개사며 거래대금은 지난 18일 21억8809만원을 기록했다.

    K-OTC의 지난해 시가총액은 전년말 대비 3377억원 늘어난 14조4914억원, 신규 기업수는 전년 대비 3배 늘어난 18개사가 추가됐다. 지난해 7월 12일에는 최초로 일일 거래대금이 100억원을 넘기기도 했다.  

    이같은 K-OTC의 성장에는 지난해 1월 도입된 소액주주에 대한 양도세 면제 혜택이 컸다. 

    그간 비상장사 투자자들은 최대 20% 수준의 양도세를 부과받았다. 그러나 소득세법 개정안이 지난 2017년말 국회를 통과하면서 K-OTC에서 거래되는 비상장사의 주식을 사고팔아 얻은 차익에 대해서는 양도세가 면제된다.

    이를 기점으로 K-OTC의 거래량은 크게 늘어났으며 K-OTC를 찾는 벤처기업도 증가했다.

    앞서 거래소의 KSM에서 거래되던 수제 자동차 회사 ‘모헤닉 게라지스’는 지난해 11월 K-OTC 시장으로 둥지를 옮겼다. 

    회사는 KSM 내 거래량 최대 종목으로 이름을 알렸으나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거래가 좀 더 활발한 K-OTC로 이전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면서 이전이 추진됐다.

    최근에는 K-OTC 거래 기업이 코스닥으로 상장 준비 시 K-OTC에서의 거래가를 코스닥 상장 시 공모가 기준으로 산정할 수 있게 되면서 시장의 권위 또한 높아지고 있다.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한 기업의 상장주관사 관계자는 “K-OTC 거래가를 기준으로 공모가를 산정하고 있어 시장에서도 합리적으로 받아들일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반면, 거래소에서 운영하는 스타트업 마켓 KSM은 지난 2016년 11월 개장 후 만 2년을 넘기고 최근 거래 기업이 100곳을 넘어섰다. 

    문제는 일반 투자자의 거래 참여가 지극히 저조하다는 것이다. 하루 평균 10개 이내의 기업들만이 거래가 성사될 정도다.

    일각에서는 K-OTC에 비해 세제혜택도 부족한 데다가 코넥스 등 유사한 비상장사 거래 플랫폼과 중복돼 이렇다 할 메리트가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기업 입장에서는 굳이 자사의 정보를 공개하면서 투자 유치를 받으려는 동기를 얻기 힘들다”며 “굳이 양도세를 내고 투자를 받느니 장외시장에서 개인적으로 거래하는 것을 선호하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거래소에서는 아직 KSM에 대한 면세혜택 등을 검토하는 바는 없다. 대신 초기기업에 대한 자금모집 지원이나 상장 멘토링 등에 방점을 둬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거래소는 중소기업진흥원 등과 협약을 맺고 우수 KSM 기업에 대해 간담회 및 R&D 자금 지원, 시중 금융기관 및 벤처캐피탈로부터의 자금조달 등을 돕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KSM에 대해서 양도세 면제를 검토하거나 추진하는 부분은 없다”며 “단순히 거래 기업 수를 늘린다기보다는 출범 취지에 맞게 초기 스타트업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멘토링이나 코넥스, 코스닥 등으로의 상장 지원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