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작년 수출 5억배럴 불구 영업익 급감 불가피 국제유가 급락 따른 수익 악화… 수출 통한 돌파 한계 봉착
  • 정유업계가 지난해 사상 최대치 수출량을 기록했음에도 4분기 암울한 성적표를 거머쥘 전망이다.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의 수출량은 전년 대비 4.6% 늘어난 4억9399만 배럴을 기록했다. 2013년 이후 5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시장 상황 악화는 피할 수 없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가 급락으로 인해 국내외 정유 업계는 작년 4분기에 제품 생산 시 수천억 원대의 재고 평가 손실에 적자 전환까지 우려된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4분기 적자가 예상된다.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휘발유, 경유, 등유 등 석유제품가격 하락에 그동안 효자 노릇을 해 왔던 에틸렌, 파라자일렌 등 석유화학제품 가격도 좋지 못했다. 연간 기준 영엽이익 역시 전년 대비 20%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GS칼텍스 역시 4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12월 25일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2.53달러, 두바이유 56.93달러로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공급 과잉 우려와 함께 셰일 오일 증산 전망이 하락세를 견인하며 2017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돌파구 모색을 위해 국제 석유시장에서도 규모의 경제 기반으로 수출에 나섰지만, 4분기 실적 악화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수출액 역시 국제유가 및 단가 상승에 힘입어 2017년 대비 약 33% 증가한 약 399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업체의 부생유 및 LPG 수출과 SK가스, E1 등 가스업체의 트레이딩 물량까지 더할 경우 수출액은 467억달러에 달한다.  

    이 같은 수출액 증가에 힘입어 석유제품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8년 국가 주요 13대 수출품목 순위에서 반도체(1267억달러), 일반기계(535억달러), 석유화학(500억달러)에 이어 4위를 기록, 2017년 6위에서 2계단 상승했다. 석유화학업계 수출액과 합산할 경우 작년 한 해 수출액은 반도체에 이어 2위로 올라선다.

    다만, 장기화는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4분기 들어서며 정제마진이 배럴당 4달러 수준을 보이며 하락세를 지속하다가 1월말 현재 작년 11월 국제유가를 회복했다”며 “IMO 2020(선박에 대한 황산화물 배출규제) 시행에 대한 기대와 OPEC의 감산에 따른 효과가 나타면서 유가가 회복되면 1분기 호실적 견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