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OTT '푹' 지분 30% 인수… 가입자 900만 옥수수와 '통합'합산규제 재도입 움직임 불구 위험요소 적어… '케이블 인수' 본격화'토크 콘서트 개최-수평적 기업문화 강조' 등 SKB 내실 다지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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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T 제공

    최근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를 놓고 방송통신 업계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지만,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자신의 미디어 사업 '로드 맵'을 차근차근 꾸려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SK브로드밴드 사장을 겸임하면서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 사업 강화에 이어 케이블 업체 M&A, 그리고 브로드밴드 내실 다지기까지 다방면에서 관련 사업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업계는 박 사장이 기해년을 미디어 사업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는 평들을 내놓고 있다.

    최근 인사개편을 통해 브로드밴드 사장을 겸임키로 하면서, 그동안 미디어 업체의 인수주체가 됐던 브로드밴드와 텔레콤의 시너지 극대화에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먼저 박 사장은 OTT로 변화하고 있는 최근 방송 시장 추세를 반영하듯, 브로드밴드를 통해 '옥수수' 몸집불리기에 시동을 걸고 있다.

    최근 지상파 프로그램을 인터넷 스트리밍 방송으로 제공하는 플랫폼 '푹(POOQ)'의 지분 30%를 인수했으며, 싱가포르텔레콤이나 싱가포르투자청(GIC) 등과 옥수수에 대한 약 1조원 규모의 재무적 투자 유치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푹과 옥수수 가입자는 각각 370만명, 900만명 수준으로 국내 토종 OTT 중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게 됨으로서 콘텐츠 시너지는 물론, '한국판 넷플릭스'로 정부지원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움직임이 브로드밴드에서 옥수수를 분사시켜 SK텔레콤 자회사로 자리하게끔하고, 미디어 사업 조직을 재편하기 위한 박 사장의 선제적 조치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브로드밴드의 케이블 M&A를 올해엔 반드시 성사시킬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합산규제 재도입 논란과 상관없이 M&A에 자유로울 뿐더러, 2016년 CJ헬로 인수가 무산됐던 브로드밴드이기에 신세기통신과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인수 등 굵직한 M&A서 주도적 역할을 했던 박 사장이 직접 전면에 나서 그룹서 거는 '미디어 M&A' 기대에 부흥할 것이란 분석이다.

    그간 케이블 업계 3위 딜라이브 인수를 놓고 SK텔레콤과 KT가 치열할 인수 경쟁을 펼쳐왔는데, 업계는 합산규제를 놓고 논란이 야기되고 있는 현재 'SK텔레콤-딜라이브'에 힘을 싣고 있는 모습이다.

    딜라이브가 불안정한 KT와 물밑협상으로 힘을 빼기보다, 위험요소가 적은 SK텔레콤과의 인수 협상에 속도를 더 낼 것이란 이유에서다.

    더욱이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를 결정하는 과방위가 법안소위서 결정 여부를 계속 미루고 있어 그 시기를 알수 없는데다,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의 합병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후문이다.

    최근엔 케이블 업계 2위의 티브로드 인수 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티브로드의 모기업인 태광그룹이 티브로드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해 '매각'에 대한 이슈가 크게 일진 않았으나, 경쟁사들의 '합종연횡' 움직임 등 미디어 시장에서의 위기감이 고조돼 'SKB-티브로드' M&A 성사 가능성도 조심스레 거론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박 사장은 브로드밴드 내실 다지기에도 여념이 없다.

    최근엔 브로드밴드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행복한 소통 토크 콘서트'를 열고 "미디어는 5G 시대의 핵심 서비스며 향후 SK ICT 패밀리의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한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고객의 입장에서 진정성 있게 고민하고 치열하게 실행하기 위해서는 수평적 기업문화 조성도 중요하다며, 그 일환으로 자신을 사장님 대신 'JP(Jung Park)'로 불러달라며 '임원-직원'간 벽을 없애는 활동도 약속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일몰된 지난 6월부터 브로드밴드와 미디어 업체간 M&A 얘기가 들려오긴 했으나, 이번 박정호 사장의 브로드밴드 사장 겸직 및 옥수수 투자 확대로 미디어 사업에 대한 구체성이 앞으로 더욱 확고해 질 것"이라며 "어떤식으로든 2016년 CJ헬로 인수가 무산됐던 미디어 사업의 아픔을 올해엔 반드시 만회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