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글로벌 '두 마리 토끼' 잡은 전략

[취재수첩] 유한양행·한미약품, 다른듯 닮은 행보… 뚝심은 통했다

유한양행 '오픈이노베이션'으로 단점 극복하고 기술수출 쾌거
한미약품 개량신약 차별화 적중… 배신하지 않은 R&D투자

손정은 기자 프로필보기 | 2019-02-08 14: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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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유한양행, 한미약품 본사. ⓒ각 사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이 각기 다른 방식의 투자를 통해 제약업계 리더로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겉으로만 보자면 두 회사의 R&D투자 전략은 극과 극이다. 유한양행이 적극적인 외부 투자를 통해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이라면 한미약품은 자체적으로 한 우물을 파는 '마이웨이' 스타일에 가깝다.

유한양행이 지난해 얀센과 폐암신약 '레이저티닙'의 1조 4000억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던 것은 오픈이노베이션의 대표 성과다.

레이저티닙은 2015년 유한양행이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에 15억원을 주고 사들인 물질이기 때문이다. 불과 15억원 규모로 평가된 후보물질을 발굴해 투자한 유한양행의 안목 덕분에 레이저티닙은 글로벌 혁신신약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불과 몇년되지 않은 집중전략을 통해 이뤘다는 점도 특징이다. 유한양행은 이정희 사장 취임 후인 2015년부터 바이오벤처에 투자를 강화해 왔다.

이를 통해 2015년 초 9개에 불과했던 파이프라인이 현재 27개까지 늘어났다. 이 가운데 절반이상은 외부에서 가져온 것이다.

경쟁사들과 비교해 절반수준으로 낮았던 R&D투자 비중을 급격하게 끌어올려 위험부담을 높이는 대신 좋은 후보물질을 찾아 키워내자는 전략적 선택이 지금의 유한양행을 만들어낸 결과다.

반면 한미약품은 장기간 높은 R&D투자를 통해 스스로 자식같은 파이프라인들을 일궈냈다. 한미약품은 매출의 약 20%에 가까운 비중을 R&D에 투자한다. R&D투자 비중에서 만큼은 늘 업계 최고다.

한미약품은 내수시장에서부터 차별화를 위한 투자에 집중했다. 상위제약사들도 복제약(제네릭) 위주의 파이프라인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때 한미약품은 개량신약 개발에 역량을 쏟아부었다.

개량신약은 오리지널과 성분·약효가 유사하지만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필요한 물성을 변경하거나 제형 등을 바꾼 것을 말한다. 두 가지 이상의 성분을 섞어 만든 복합제가 대표적인 개량신약이다. 

특히 대표적인 개량신약인 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은 국내사가 개발한 전문의약품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으로 꼽힌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기준 지난해 약 67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미약품은 지난해 2015년 이후 3년만에 다시 매출 1조원을 넘겼다. 주목할 점은 국내 매출 중 자체 개발 제품의 비중이 무려 93.3%에 달했다는 사실이다. 

국내 제약사들의 상품 매출(외국약 도입 판매 매출) 비중이 통상 45~75%에 이른다는 점과 비교하면, 사실상 온전히 자력으로 매출 1조원을 넘긴 첫 제약사인 셈이다.

내수뿐 아니라 한미약품의 기술력은 이미 사노피, 얀센 등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수출을 통해 세계적 수준임이 입증됐고, 조만간 자체 개발한 첫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약도 탄생할 전망이다.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의 지금을 있게해준 시작점과 전략은 다르지만 결국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경영진의 뚝심이 만들어낸 성과라는 점은 닮아있다.

유한양행 이정희 사장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을, 한미약품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대표는 한국바이오협회 이사장을 각각 맡고 있다. 이는 두 회사가 업계 패러다임을 이끌어 가는 리더라는 점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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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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