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주도 파격 이벤트…기한 연장 잇따라출혈경쟁 우려에도 고객 유지 불가피한 선택
  • 증권사들간의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 경쟁이 사실상 영구화로 진행 중이다.

    무료 수수료 기간이 갈수록 늘어나 후발주자의 경우 100년을 적용하는 증권사가 나오고 수수료 경쟁에 포문을 연 NH투자증권도 이벤트 기간을 연장하는 등 리테일 수익이 절대적인 소수를 제외한 전 증권사들이 무료화를 내걸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식거래 수수료 평생 무료 이벤트를 주도한 NH투자증권은 비대면 고객 전용 창구인 모바일증권 나무를 통한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수수료 평생무료 이벤트를 1년 더 연장키로 했다.

    타사 계좌에서 주식을 옮겨온 고객에게는 최대 300만원의 현금도 지급한다.

    6개월 간의 신규주식영업 정지 제재가 풀린 삼성증권도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한 신규 및 휴면고객의 온라인 국내주식 수수료를 평생 면제하며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신한금융투자와 KTB투자증권도 평생 무료 이벤트에 나서고 있고, 하이투자증권은 100년간 주식 거래 수수료 무료를 내걸어 사실상 평생 무료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KB증권은 10년, 한국투자증권은 5년, 미래에셋대우는 2025년까지로 기한을 정해둔 무료수수료 이벤트를 진행 중이지만 업계 흐름에 따라 이벤트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일부 증권사에서 고객 유치를 위해 시작한 한시적 이벤트가 업계 전반적인 추세로 자리잡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수수료 무료 정책은 출혈경쟁일 뿐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지만 현재는 고객들의 유출을 막기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지난해 주식거래활동계좌가 크게 늘어나 경제활동인구의 98%가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무료수수료 정책을 연장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주식거래활동계좌는 2702만개로, 전년 말 대비 223만개(증가율 9.0%) 증가했다.

    주식거래활동계좌가 한 해 동안 200만개 이상 증가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증시가 회복되던 2009년(386만개 증가)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주식거래활동계좌가 대폭 증가한 것은 지난해 상반기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결과로, 각 증권사들은 신규고객 유치의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무료수수료 정책을 꼽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실제 무료 수수료 이벤트로 인한 고객 증가 속도에 대한 회의론도 나온다.

    주식거래 수수료 평생 무료 이벤트가 본격화 됐던 지난해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들의 점유율 변동폭은 최대 2%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시적인 이벤트에 따른 파급력이 연쇄적으로 일어나 무료수수료는 리테일 기반의 증권사를 제외하고는 불가피한 선택이 됐다"며 "대외적으로는 신규고객 유치를 위한 이벤트이지만 대다수 증권사가 이벤트를 하고 있어 사실상 유지를 위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수수료 수입을 포기함에 따른 수익 감소 역시 업계의 전반적 과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증권사 전체 수수료 수익은 전분기보다 20.3%(5000억원) 감소했다.

    금감원은 증권사들의 출혈경쟁에 대해 지속적으로 우려를 나타내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제재를 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