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수습 역량 총력... 사업활동 지지부진

라오스 댐붕괴 조사 결과 지연 속 IPO 등 갈 길 먼 SK건설

결과 발표 지연… 해외 프로젝트 '제자리'
장외 시총 4천억 증발… 투자자 외면에 IPO도 '눈치'만

이성진 기자 프로필보기 | 2019-02-11 12: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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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소재 SK건설 본사. ⓒ뉴데일리경제 DB


SK건설이 시공 중이던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댐 붕괴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사고의 원인이 '인재(人災)'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라오스 정부의 공식 발표도 지연되고 있어서다. 사고 수습에 역량을 쏟게 되면서 지난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기업공개(IPO)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라오스 댐 붕괴 사고 원인에 대한 라오스 정부의 공식 발표는 상반기 중 이뤄질 예정이다. 당초 SK건설 측이 예상한 1월보다 다소 지연된 것이다.

이 기간 SK건설의 사고 수습도 지속되고 있다. 앞서 SK건설은 지난해 7월 사고 발생 후 본사와 라오스 현장에 즉시 비상대책반을 설치했으며 안재현 사장이 사건 파악과 수습을 위해 급파되기도 했다.

구호물품 지원 및 임시 주거단지 조성 등 피해 복구 지원 활동을 진행한 결과 지난해 3분기에만 기부금으로 34억6157만원을 사용했다. 전년 같은 기간 1억2679만원에 비해 27.3배 증가한 것이다.

SK건설 임직원들도 인도적 차원의 구호기금 모금을 진행했으며 그룹 차원에서도 라오스에 구호성금 1000만달러를 기탁했다.

SK건설 측은 "현재도 사고 수습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SK건설이 사고 수습에 역량을 집중하는 사이 사업 활동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실제로 해외건설협회 자료를 보면 SK건설은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27억달러를 수주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지만, 라오스 사고 발생 직후인 8월부터 연말까지 1억8734만달러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이는 라오스 정부의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고 있는 사이 사고 원인이 SK건설의 무리한 공기 단축에 의한 인재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대외 신뢰도가 하락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획재정부와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서부발전 등이 제출한 자료와 SK건설의 2012년 집중경영회의 문건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SK건설이 설계변경을 통해 과도한 이윤을 추구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라오스 프로젝트 실행계획'이라는 제목의 SK 문건에 따르면 라오스댐 시행사 PNPC는 2012년 8월 공사비를 6억8000만달러로 하는 주요조건 합의서(HOA, 본계약 체결 전 미리 합의한 내용을 담는 문서)를 체결했다. 합의서에는 △공사비 6억8000만달러 △SK건설에 관리비 및 이윤(O&P, Overhead & Profit)으로 8300만달러 보장 △설계변경에 따른 공사비 절감액 2800만달러는 SK건설이 확보 △조기 완공시 별도 인센티브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같은 해 11월 SK건설은 집중경영회의를 개최하고 HOA 체결로 확보한 설계 변경권을 최대한 활용, 관리비, 이윤을 1억200만달러(공사비의 15%)까지 더 확보한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댐의 형식과 축조재료를 변경해 공사비를 추가적으로 절감하고 2013년 4월로 예정된 댐 공사 착공을 의도적으로 지연함으로써 다른 출자자들의 금융비용 부담을 압박해 '조기완공 인센티브 보너스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도 세웠다. SK건설과 PNPC는 2013년 11월 최종 계약에서 공사금액은 유지하되 HOA 체결시 유보됐던 '조기완공 인센티브 보너스'는 2017년 8월1일 이전 조기담수가 이뤄질 경우 2000만달러를 지급한다는 조건을 추가했다.

공사기간에 대한 의혹도 나왔다. 댐 착공은 당초 예정보다 7개월 늦은 2013년 11월이었지만, 담수는 당초 계획대로 2017년 4월 시작됐다. 또 담수기간도 원래는 6개월이었으나 SK건설은 조기담수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4개월 만인 2017년 7월25일 담수를 완료했다. 이 역시 계획보다 2개월 단축된 것이다.

김경협 의원은 "담수 보너스 2000만달러 수령에 집착해서 늦은 착공에도 조기에 담수를 시작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국내 업체에 대한 부정적 기사가 나올 때마다 각국 대사관에서 일일이 스크랩한 후 자국에 전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입찰이 결렬되는 경우도 의외로 많다"고 말했다.

▲SK건설이 라오스 댐 사고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을 위해 조성한 임시숙소. ⓒSK건설


이에 따라 SK건설의 IPO 일정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SK건설은 2017년 SK디스커버리가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상장에 무게가 실렸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계열사가 아닌 기업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SK그룹의 지주사인 SK㈜와 SK디스커버리가 SK건설 지분을 각각 44.4%, 28.2%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SK㈜와 SK디스커버리는 SK건설 지분 관계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투자은행(IB)업계는 상장을 통해 지분 중복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SK건설이 라오스 사고 수습에 역량을 집중하게 되면서 연내 IPO도 사실상 어려워진 것이다. SK건설은 2008년에도 상장을 추진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문제는 라오스 악재와 함께 재무구조도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SK건설은 지난해 3분기 별도 기준 매출 1조4512억원, 영업이익 25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9%, 94.6% 줄었다. 개발사업인 '아산배방 펜타포트 프로젝트'와 관련해 대손상각비 약 400억원을 반영하면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특히 3분기 부채비율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84%p 증가한 274%로, 비상장 대형건설 5개사 중 가장 높다. 2013~2014년 대규모 순손실 기록 후 상환우선주 발행(6750억원)을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하다보니 경쟁사보다 열위한 재무안정성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3분기 기준 미상환 우선주는 2500억원이 남았다.

상환우선주는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을 활용한 자금조달 방식으로, 자본항목이지만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서는 부채에 속한다. 비상장기업들이 주로 적용하는 K-GAAP은 규칙중심인 반면, K-IFRS는 원칙중심으로 회계처리를 한다.

SK건설이 IPO 후 K-IFRS가 적용되면 상환우선주는 부채 항목으로 이동해 부채비율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권기혁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2016년까지 저조한 영업실적이 누적되고 국내외 공사미수금, 대여금 등 영업자산이 증가하면서 차입금 및 상환우선주 등 재무부담이 확대된 상태인 데다 과거 대규모 손실로 자본여력도 저하됐다"며 "동일한 신용등급의 건설사와 비교해 재무레버리지가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투자자들의 관심도 시들어가는 모습이다.

한국장외시장(K-OTC) 집계 결과 SK건설의 주당 기준가격은 라오스 사고 직전 3만8800원에 달했지만 이후 2만5000원대로 급락했다. 지난해 6월말 1조4065억원이던 시가총액도 7월말 9453억원으로, 4000억원 이상 증발했다. SK건설의 기준가격은 현재도 2만8000원에 머물고 있다.

이와 관련, SK건설 측은 "상환우선주와 관련한 재무부담은 풀어가야 할 숙제이지만, 상장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나온 얘기는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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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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