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부동산 거래로 양도세 초과 수입 '7조7천억조원올 1월 매매, 6년來 최저… '대출규제-보유세 부담' 속 '관망세'9·13 대책 이후 수요자 매수심리 위축…올 세수 효과 기대 어려워
  •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단지 전경. ⓒ연합뉴스
    ▲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단지 전경. ⓒ연합뉴스
    정부가 경기 하강에도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초과 세수를 거둬들였다. 부동산시장의 호황이 이 같은 '세수 풍년'에 크게 일조했다. 하지만 정부의 잇단 수요 억제책이 이어지면서 '거래절벽'이 심화되는 등 올해도 부동산시장의 저성장 모드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2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8 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수입 실적은 293조6000억원으로, 세입예산 268조1000억원보다 9.51%(25조5000억원) 초과됐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세계잉여금도 전년보다 16.8%(1조9000억원) 증가한 13조2000억원으로,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세수 증가는 반도체업계와 부동산시장 호황에 따른 법인세·양도소득세가 견인했다.

    반도체업계의 수출액은 2016년 4955억달러에서 2017년 5737억달러로 15.8% 증가했으며 유가증권시장 법인의 전체 영업이익은 67조6000억원에서 100조6000억원으로 48.9% 급증했다. 이에 따라 법인세는 예산보다 12.5%(7조9000억원) 많은 70조9000억원이 걷혔다.

    양도세는 다주택자 중과 시행 전인 지난해 1분기까지 부동산거래가 증가하면서 7조7000억원 더 많은 18조원을 기록했다. 당초 예산안인 10조3000억원에 비해 75.3% 초과한 것이다.

    실제 지난해 1분기 주택거래량은 23만2800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19만9300건보다 16.8% 증가했다. 토지거래량 또한 이 기간 21.6% 늘어난 86만9700필지가 거래됐다.

    하지만 9·13대책 이후 수요자의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부동산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올해는 이 같은 세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1876건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만198건과 비교해 81.6% 급감했다. 1월 기준으로 보면 2013년 1196건 이후 6년 만에 최저치다.

    부동산 매수 의향을 나타내는 매수우위지수 또한 급감하고 있다.

    KB부동산의 주간 주택시장 동향 조사결과를 보면 지난달 마지막 주 기준 전국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26.1에 그쳤다. 이는 2013년 2월 셋째 주 25.3을 기록한 이래 5년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9월10일 72.7에 달했지만, 9·13대책 발표 후 가파르게 떨어진 것이다. 특히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지난해 9월3일 171.6에서 올해 1월28일 42.8로 급락했다.

    매수우위지수는 0~200 범위 내에서 표출되며 100을 초과하면 '매수자가 많다'는 것을 뜻하고 100 미만일 경우 '매도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출규제와 종부세 인상,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금지와 양도소득세 강화 등으로 시장 가수요를 옥죄면서 부동산시장이 냉랭해진 것이다.

    한국감정원은 올해 주택시장을 정부의 규제정책과 금리 인상, 거시경제 불확실성 등의 경제여건 둔화로 가격 하방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당분간 매수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 기조와 금리인상으로 투자자의 주택구입 보류 및 구입시기 조정 등이 예상됨에 따라 주택 매매거래는 지난해보다 5.5% 감소한 81만건에 그치고, 매매가 역시 △국가경제 저성장 기조 △규제지역 추가 △정부의 시장안정화 정책 △아파트 입주물량 누적 등의 영향으로 1.0% 하락할 전망이다.

    KB경영연구소가 부동산시장 전문가 1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주택매매거래가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64.3%로 나타났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금융·세제·청약 등 강력한 수요 억제책이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면서 올해 주택시장도 저성장 모드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표준지 공시지가 등 과세 강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입주물량도 많아 올해 주택거래량은 예년보다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도 "대출규제로 실수요자의 거래도 어려워진 데다 공시지가 상승으로 주택 보유 부담도 커지고 있어 주택거래량 부진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