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키움증권 4분기 적자전환…메리츠證 나홀로 선전하반기 증시급락에 브로커리지 부문 충격…올해는 회복세
  • 지난해 4분기 주요 증권사들이 동반 부진한 실적을 내며 연간 순이익 역시 까먹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대형사 중에서도 어닝쇼크, 적자전환이 속출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지난해 4분기 무더기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지수 급락으로 브로커리지와 PI(자기자본투자)부문 수익 하락이 컸다.

    NH투자증권의 경우 4분기 순이익이 117억원에 불과해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1000억원대 이상 대규모 운용 손실이 발생해 시장 예상치 463억원를 크게 밑돌았다.

    KB증권은 지난해 4분기 32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ELS와 같은 파생상품 운용손실이 컸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여기에 사옥 이전과 중국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손실 상각, 희망퇴직과 같은 일회성 비용도 또 다시 KB증권의 발목을 잡았다.

    키움증권도 예상 밖의 적자를 냈다.

    연결 기준으로 21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키움증권은 주식운용 등 트레이딩 부문의 대규모 손실과 자회사 실적 부진 등으로 부진했다.

    이에 따라 연간 당기순이익도 1932억원으로 전년대비 19.6% 줄었다.

    지난해 유령주식배당 사고를 낸 삼성증권도 상반기에는 선전했지만 3분기부터 순익이 급감해 4분기는 전년 동기 보다 38% 감소한 37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이 8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28.9% 감소했고, 미래에셋대우 역시 4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대형사 중에서는 메리츠종금증권만 유일하게 선전했다.

    4분기에도 전년 동기 보다 32% 증가한 1142억원의 순익을 달성, 분기별로 모두 1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연간 순이익 433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메리츠종금증권의 순이익은 사상 최대 실적이다.

    타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 수익이 줄었지만 독일 부동산 매각 이익, 항공기 인수 금융 셀다운 등 IB부문의 수익이 크게 늘면서 이를 만회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가 최악의 시기를 보냈고, 올해 1분기부터는 증권업계의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표상으로도 흐름이 양호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9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대비 5.8% 증가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규모도 4조500억원을 기록하며 월별 순매수 기준 2015년 4월(4조6493억원) 이후 3년9개월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ELS 부문에서 손실이 컸다면 현재는 살아나는 증시 흐름상 이미 발행된 파생결합증권의 조기상환과 추가 발행이 가능하고, 헤지운용 손실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증권사의 수익성이 정상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강 연구원은 "1월 ELS 조기상환 흐름과 금리 흐름이 매우 긍정적이라고 할 수 없지만 최근 주식시장의 반등세를 감안하면 지난 4분기와 같이 대규모 평가손실 부담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