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銀 선두 굳히기 한판…전북·광주銀 성장 지속일회성 요인 방어 실패한 대구·경남銀 '실적 쇼크'
  • 지난해 3대 지방금융그룹 모두 지주사 전환 이후 최대 실적을 실현한 가운데 핵심 계열사인 5대 지방은행은 희비가 극명히 갈렸다.

    부산은행이 분위기 반전을 꿰고 전북·광주은행이 고성장을 이룰 때 2·3위인 대구·경남은행은 전년보다 5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내며 쇼크 상태에 빠졌다.

    ◆부산은행 4Q 순손실에도 '미소'…작지만 강한 전북·광주은행

    13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 경남, 대구, 광주, 전북 등 5대 지방은행 중 1위는 부산은행으로 지난해 3467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2017년 연간 실적으로 대구은행에 자리를 뺏긴 뒤 절치부심한 덕에 전년보다 70.6% 성장했다. 특히 1~3분기 영업을 잘한 덕에 4분기 264억원의 순손실에도 방어가 가능했다. 

    하지만 4분기마다 적자인 점은 불안 요소다. 통상 은행들이 4분기에 순이익 감소 흐름을 보이지만, 부산은행의 경우 2017년 4분기에 순손실 805억원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감소 폭이 큰 수준이다. 

    4분기 적자의 주된 원인은 522억원의 충당금 적립과 함께 부실여신이 335억원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희망퇴직금도 436억원 발생해 일회성 손익으로 발생했다.

    5대 지방은행 성적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연속적인 성장세다. 

    전북은행은 작지만 강한 은행의 면모를 또 한 번 입증하며 처음으로 누적 순이익 1000억원을 돌파했다. 전년에 견줘 54.5% 성장한 수치다. 

    두 은행 모두 4분기 총 164억원의 추가 충당금과 명예퇴직금 286억원, 영업외손익으로 93억원이 발생했음에도 이뤄낸 결과다. 

    이러한 일회성 요인이 작용하는 4분기에 통상 이익 감소를 나타내는 타 은행과 달리 광주은행 119억원, 전북은행 13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뤄내면서 순이자마진(NIM) 개선도 지방은행 가운데 압도적이다. 

    두 은행의 4분기 합산 NIM은 2.50%로 전 분기보다 0.04%포인트, 전년보다 0.1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중도금대출 등 자산 교체 효과로 대출 수익률이 개선됐고 기준금리 인상 및 대출 성장 둔화에 따른 자금 조달 부담이 크지 않은데 기인한다.

    반면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의 NIM은 전 분기보다 각각 0.06%포인트. 0.01%포인트 하락한 2.24%에 불과했다. 경남은행은 2.11%로 수익성이 가장 낮다. 

    ◆맥 못 추린 대구·경남은행…전년 대비 순이익 500억 마이너스

    반면 대구은행과 경남은행은 지난해 각각 2348억원, 1690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전년보다 20.2%, 23.7% 급감했다. 이는 4분기 발생한 일회성 요인의 방어에 실패한 데 기인한다.

    대구은행의 경우 명예퇴직금 546억원의 추가 비용에 더해 적극적인 IFRS 9(국제회계기준) 적용으로 320억원의 추가 충당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염가매수차익을 활용해 1월 부도 발생 기업에 조기 충당금을 발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는 모회사인 DGB금융지주가 지난해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염가매수차익 1613억원이 발생할 것을 예상해 은행 비용을 선제적으로 집행했기에 나온 결과다. 4분기 희망퇴직 비용은 평년보다 약 300억원 많은 수준이다.

    순이익이 급감한 탓에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전년 대비 각각 2.15%포인트, 0.15%포인트 감소한 5.93%, 0.43%의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경남은행도 93억원의 충당금 적립과 희망퇴직금 125억원, 부실여신 268억원이 발생하면서 맥을 추리지 못했다. 충당금 적립기준 강화에 따라 대손상각비도 전년 대비 90.1% 급증해 2300억원을 나타냈다.

    하지만 은행권 전체적으로 충당금이나 퇴직 등 비용 지출이 많았음에도 호실적을 낸 것을 고려하면 두 은행의 실적 악화는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경남은행의 경우 수익성 및 건전성 등 지표 전 구간에서 정체를 보였다. ROA와 ROE는 전년보다 각각 0.15%포인트, 2.11%포인트 하락한 0.45%, 5.24%를 기록했다.

    자산건전성 지표인 NPL비율도 지역 주요산업 부진 지속에 따른 신규부실 증가 영향으로 전년 대비 0.22%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 또한 0.02%포인트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