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 "140억원 기부 요청 이어 하수처리까지 요구 압박"
  • ▲ 전남 순천시 선월 택지지구 전경. ⓒ중흥건설
    ▲ 전남 순천시 선월 택지지구 전경. ⓒ중흥건설

    전남 순천시가 특정 건설업체에 학교 신설 기부를 강요한 데 이어 택지개발지구 사업의 협의 절차를 2년째 미루고 있어 전형적인 '갑질'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앞서 순천시는 2017년 11월 전남교육청, 중흥건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GFEZ) 등과 순천 신대지구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삼산중학교 이설을 주 내용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중흥건설은 2020년 3월 중학교 28학급 개교를 위해 공사비 140억원을 들여 학교시설을 건축한 뒤 학교 부지 2만453㎡를 포함, 학교 건물을 전남교육청에 기부하기로 했다. 시와 GFEZ는 기존 삼산중 용지의 도시관리계획 변경 등 행정적 지원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이에 중흥건설은 최근 삼산중 이설 공사를 위해 시에 선월지구 택지의 하수처리 방법에 대한 협의를 마쳐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시는 2년이 넘도록 협의 절차를 미루면서 뒷말이 무성한 상황이다.

    이설 협의 당시 중흥건설은 자신들이 개발을 맡은 선월지구의 하수처리까지 고려해줄 것을 시에 요청한 바 있다. 협약서에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시와 삼산중 이설을 논의하면서 선월지구 하수를 순천 신대지구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받기로 했다는 것이다.

    실제 시에서는 신대지구 개발 당시 선월지구 발생 하수까지 고려해 당초 400㎜ 하수 압송관을 600㎜로 관경을 높여 설치하는 것으로 허가를 통보 받았다는 것이 중흥건설 측 입장이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2017년 7월 당시 전영재 순천시 부시장이 중흥건설 사옥으로 찾아와 140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중학교 이설 건축비 기부를 부탁했다"며 "이 자리에서 선월지구 하수 처리 문제를 신대지구 하수처리시설과 연계를 분명히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선월지구에 6000여가구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 하루 평균 6000톤의 생활하수가 발생하는데, 사업시행자인 중흥건설은 100억원 정도의 하수도 원인자 분담금을 납부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시는 전날 신대지구 삼산중 이설과 관련 보도자료를 내고 "중흥건설이 이설 협약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제3의 사업자 선정 등 다른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사실상 압력을 행사했다.

    나아가 이익만 취하는 악덕 기업으로 매도하면서 지역 민심을 부추기고 있다. 심산중과 관련, 민원의 책임을 중흥건설에 떠넘기려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 중론이다.

    이 관계자는 "학교 부지와 설계서 등이 모두 중흥건설 소유인데도 시가 제3의 사업자 선정 등을 운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는 사실상 협박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