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Q 약세장서 대형 증권사 잇따라 타격메리츠‧신한證, IB 투자로 수익 ‘짭짤’…초대형 IB 맹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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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증시 하락의 여파로 대형 증권사들이 실적 하락의 ‘굴욕’을 맛봤다. 대신 메리츠종금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중대형 증권사들이 약진하며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저조한 실적을 거둔 가운데 메리츠종금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상대적으로 호실적을 거뒀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4339억원에 달하며 전년 대비 22.1% 증가,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이는 1위인 한국투자증권, 2위인 미래에셋대우에 이어 3위권 수준으로 초대형IB 증권사들을 압도하는 명실상부 ‘대형사’로 성장한 것이다.

    대부분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하락한 지난해 4분기에도 메리츠증권은 1142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메리츠증권은 이 기간 동안 줄어든 브로커리지, 트레이딩 수익 대신 강점인 부동산‧대체투자 부문에서 잇따라 대형 딜을 성사시키며 손실을 만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독일 전자상거래 업체 ‘잘란도’의 본사 빌딩을 건설 중에 매입해 준공 전 매각하는 방법으로 약 470억원의 수익을 냈다. 이밖에도 DAE캐피탈 항공기 인수, 이랜드 사채 중도상환 등을 성사시켰다.

    신한금융투자도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51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9.3% 증가했다. 

    비록 지난해 4분기에는 증시불황으로 인해 순이익이 212억원에 불과해 부진한 실적을 거뒀으나 상반기 누적 순이익이 1828억원에 달한 것이 주효했다.

    여기에 IB 수수료가 전년 대비 55.2% 증가하는 기염을 토하며 주목을 끌었다. 신한금융투자는 은행, 금융투자, 생명, 캐피탈 등 지주사 내 전 금융계열사의 기업금융(IB) 부문을 결합한 ‘GIB(그룹 투자은행)’ 체제를 발족시켜 시너지 효과를 냈다.

    양사의 자기자본은 신한금융투자 3조3167억원, 메리츠종금증권 3조3731억원 수준이다. 초대형IB 기준인 4조원이 코앞이다.

    반면 초대형IB 증권사들은 증시 불황으로 인한 브로커리지 수익의 감소, 운용 손실 등으로 지난해 저조한 순이익 실적을 기록한 곳이 많았다.

    초대형IB 중 가장 많은 순이익을 기록한 한국투자증권은 4983억원을 기록, 전년보다 5.2% 줄었다. 미래에셋대우도 같은 기간 4612억원을 벌어들여 전년 대비 8.66% 감소했다. 

    KB증권은 지난해 순이익이 1897억원으로 전년 대비 19.4%나 줄었다. 심지어 지난해 4분기에는 324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전환’되는 쓴맛을 보기도 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 상반기 신사옥 이전과 중국 채권 관련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상각, 하반기 희망퇴직 비용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전년 대비 순이익이 성장한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도 지난해 4분기에는 증시불안의 여파로 역성장을 보인 건 마찬가지다. 

    NH투자증권은 이 기간 동안 파생결합증권 등 운용 손실로 인해 117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배당사고’ 여파를 상대적으로 잘 극복했으나 4분기 376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38% 줄었다.

    기업금융과 글로벌 투자를 위해 국가적으로 ‘공인’한 초대형IB와 일반 증권사의 명암이 엇갈리면서 일각에서는 초대형IB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대형 증권사들을 초대형IB로 지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새로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데는 소극적이어서 초대형IB와 일반 증권사의 역할 분담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며 “증권사가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당국의 차별화된 지원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