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장기실업자 19년 만에 최고치… 구직단념자 더 늘 전망신규실업자도 8년 11개월 만에 최대폭 증가
  • ▲ 1월 기준 구직 기간별 실업자수 변화 ⓒ연합뉴스
    ▲ 1월 기준 구직 기간별 실업자수 변화 ⓒ연합뉴스
    장기실업자와 신규실업자가 동시에 늘면서 실업이 양적·질적으로 심각한 상황이 됐다. 장기실업자 증가로 향후 구직 단념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커졌다.

    17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구직기간이 6개월 이상인 '장기실업자'는 15만 5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8000명 늘어난 수치다.

    이는 1월 장기실업자수 기준으로 19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 2000년 16만 7000명을 기록한 이래로 지난달 가장 많은 장기실업자수를 냈다. 통상적으로 고용상황은 월이나 계절에 따른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같은 달끼리 비교해 추이를 파악한다.

    장기실업자는 구직활동을 반복해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이들을 의미하며 이들 중 다수가 나중에 일자리 구하기를 포기해 구직 단념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지난달 구직 단념자는 60만 5000명으로, 1월 기준으로 집계를 시작한 2014년 이후 가장 많은 수였다. 지난달 장기실업자 규모를 감안하면 앞으로 구직 단념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장기실업자와 동시에 최근에 새로 실업자가 된 이들도 갑자기 늘었다는 점이다. 구직기간이 3개월 미만인 신규실업자는 지난달 77만 6000명으로 지난해 1월보다 17만 3000명 늘었다. 이는 지난 2010년 2월 26만 명 증가한 이후 8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당국은 노인 일자리 사업 등 정부 정책으로 그동안 실업자 집계에서 제외되던 비경제활동인구가 구직자로 잡힌 점이 이 같은 결과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60세 이상 실업자는 1년 전에 비해 13만 9000명 증가했다.

    이 경우 실업자 증가가 반드시 부정적인 현상이라고만 볼 수 없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다. 다만 실업자를 수용할 일자리가 충분치 않을 경우 신규실업자가 장기실업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간과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통계가 고용시장의 양적 악화 뿐만 아니라 질적 악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동안 비경제활동인구로 잡혔던 이들이 사실상은 실업상태와 다를 바 없는 생활을 해왔지만 개념상 실업자에 포함이 되지 않았던 것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전체 노동시장으로 보면 악화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