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포스코와 현대제철 작업장서 연이어 사망사고 발생안동일 사장, 경쟁사 이직 두고 구설수...포스코 내부선 이메일 통해 직원 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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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철강업계가 연초부터 어수선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대표 철강사에서 발생한 인명사고와 함께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의 이직까지 구설수에 오르면서다.

    지난 연말 세웠던 경영계획을 착실히 이행해가야 하는 시점에 인명사고에 따른 가동 중단 등이 더해지며, 올 한해 경영실적 개선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최근 연이어 발생한 인명사고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특히 포스코는 작업자 사망과 관련, 이를 은폐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어 더욱 난감한 입장이다.

    지난 20일 오후 5시 30분경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는 근로자 이모(50) 씨가 원료 이송 시설에서 작업 중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씨는 현대제철 당진공장의 수리를 담당하는 외주업체 소속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일 철광석을 이송하는 컨베이어벨트 노후 부품을 교체하기 위해 동료 3명과 함께 현장에 들어갔다가 참사를 당했다.

    현대제철은 즉각 사고 관련 입장문을 발표했다. 회사 측은 "이번 당진제철소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현재 관계 기관에 적극 협조하여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과 신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고대책 마련 및 안전 점검을 최우선으로 진행할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포스코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포항제철소 직원인 김씨(56)가 지난 2일 오후 5시40분쯤 포항제철소 내 35m 높이의 부두 하역기에서 근무 중 사망한 것.

    포스코는 발견 당시 충돌 흔적과 외상이 없다는 이유로 근무 중 발생한 사고는 아닐 것이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사망 원인은 흡착에 따른 장기 파열로 밝혀졌다. 포스코는 사망 은폐 의혹과 관련해 관계 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 경쟁 구도를 보이고 있는 양사는 이외에도 이직 관련 문제로 구설수에 올랐다. 포스코에서 광양제철소장, 포항제철소장을 역임한 안동일 전 포스코 부사장이 현대제철 신임사장으로 영입된 것.

    조용히 지나갈 것 같은 이번 인사는 포스코 본사가 위치한 포항에서부터 거센 반발이 일기 시작했다. 포항에서는 한국노총 계열의 포스코노동조합의 이름으로 '안동일이 간다고? 이게 포스코의 윤리냐? 비리 임원 안동일은 배신자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이같은 상황에 포스코 내부에서도 경쟁사로의 기술 유출 우려가 제기됐다.

    논란이 번지자 포스코는 사내 이메일을 통해 사태 진정에 나섰다. 지난 19일 전 직원들에게 '안 소장이 현대제철로 자리를 옮긴 것에 대해 대승적 차원에서 이해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보냈다.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같은 불미스런 일이 계속해서 발생하자, 업계는 연초부터 올해 실적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특히 인명사고에 따른 가동 중단은 실적 개선세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단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안전제일을 외치는 철강업계에서 이같은 사고가 연이어 터져 매우 유감이다"며 "현재로선 정확한 원인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동일 사장에 대한 구설수가 끊이지 않는 것도 포스코와 현대제철 모두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며 "연초부터 혼란스런 분위기가 계속돼 경영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