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도로 또 도수 낮춘 '참이슬 후레쉬' 작년 4월 낮춘 뒤 1년만경쟁사 '처음처럼' 17도, '좋은데이' 16.9도… "순한 술이 대세"
  •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좌)과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우).ⓒ각사 제공
    ▲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좌)과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우).ⓒ각사 제공
    수도권 소주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하이트진로 ‘참이슬’과 롯데주류 ‘처음처럼’의 알코올 도수가 17도로 동일해졌다. ‘참이슬 후레쉬’의 알코올 도수가 1년 만에 또다시 내려가 17도가 됐기 때문이다. 소주 업계를 강타한 저도주 전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이달 18일부터 기존 17.2도에서 17도로 0.2도 낮춘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재고분이 소진되는 대로 기존 제품을 대체할 예정이다.

    앞서 참이슬 후레쉬는 지난해 4월에도 17.8도에서 17.2도로 도수를 0.6도 낮춘 바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점점 더 순한 술을 찾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자체 조사에서 이런 결과를 얻어 17도로 낮추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소주업체들이 도수 인하 경쟁에 나선 것은 최근 주류 트렌드가 회식 대신 ‘혼술’·‘홈술’문화로 바뀌면서 순한 술을 선호하는 경향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소주 시장에서는 이미 경쟁 제품인 무학 ‘좋은데이’가 16.9도, 롯데주류 ‘처음처럼’이 17도로 ‘참이슬 후레쉬’보다 낮은 도수를 형성하고 있었다.

    주류업체 입장에서는 알코올 도수가 낮아질 때마다 원가 경쟁력이 커진다는 이점도 있다. 업계에선 원재료인 주정을 덜 쓰면 병당 최대 10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이번 도수 인하로 ‘소주 17도’ 공식이 깨질 경우 ‘독주’인 소주의 정체성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알코올 도수 12~16도인 전통주나 와인과도 시장이 겹친다. 최근 수제·수입맥주 열풍 속 에일맥주 인기가 높아지면서 맥주는 알코올 도수 10도인 제품까지 시판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주의 알콜도수가 17도 밑으로 내려가면 물맛이 강해져 밍밍하다는 소비자 의견이 많다”며 “오히려 전통주, 정종, 와인 등 대체할 주류가 많아 오히려 소주 고유의 특성이 없어질 수 있다. 주류 업계도 17도 이하로 도수를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