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서비스 계약 종료… 5월 30일부터 펄어비스로 이관북미·유럽 등 해외 서비스 그대로… 재계약 여부 '불투명' 기업 가치 끌어 올려야 하는데… "신작 성과 부담 높아져"
  • 카카오게임즈와 펄어비스 간 '검은사막' 국내 서비스 계약 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향후 카카오게임즈의 상장 계획에 영향이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내 상장 재추진 계획을 밝힌 만큼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오른 상태지만, 주요 매출원인 검은사막의 퍼블리싱 재계약이 불발되면서 '몸값 올리기' 전략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내달 29일 펄어비스가 개발한 PC온라인게임 '검은사막'의 국내 서비스 계약 종료에 따라 연말까지 이용자 게임 데이터 이관을 진행한다. 5월 30일을 기점으로 검은사막의 국내 서비스는 펄어비스가 맡게 된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012년 12월, 펄어비스와 검은사막의 국내 서비스 계약을 체결한 이후 2014년 12월부터 약 4년 4개월간 서비스를 담당해왔다. 이후 검은사막은 카카오게임즈의 주력 게임으로 자리매김하며 전체 매출에 상당부분 기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의 경우 검은사막과 카카오 배틀그라운드 등의 꾸준한 성과를 통해 역대 최대 실적(매출액 4208억원, 영업이익 472억원)을 달성하면서, 업계에선 연내 상장 재추진 계획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회사 측은 지난해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절차를 진행했지만, 회계감리 장기화 등 이슈로 인해 지난해 9월 관련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당시 카카오게임즈는 "지속 성장이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사업 방향의 우선순위를 판단했다"며 "올해 주요 사안 중 하나였던 기업공개는 전열 재정비를 마친 후 2019년 재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퍼블리싱 사업을 통한 수익이 상당한 점에 비출 때, 이번 재계약 불발이 상장 계획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국내 서비스 종료 이후에도 기존 해외 시장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는 그대로 진행된다. 현재 카카오게임즈는 북미·유럽·오세아니아 등 100여개국에서 검은사막을 서비스 중이며, 펄어비스는 터키·일본·동남아·러시아 등에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국내를 제외한 해외 지역의 서비스 계약이 남아있는 상태지만, 이번 이슈에 따라 추후 해외 서비스에 대한 재계약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펄어비스가 지난 3월 북미와 유럽 지역에 검은사막의 콘솔 버전을 출시한 점도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검은사막 출시 당시에 비해 펄어비스의 퍼블리싱 역량이 높아졌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펄어비스가 다수의 국가에서 자체적으로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는 점에 비출 때 국내 서비스도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그간 검은사막의 수익 비중을 고려하면 이번 이슈로 매출 부분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며 "특히 해외 지역에 대한 서비스 재계약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상장 재추진을 앞두고 결국 신작 성과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서비스 재계약 불발의 배경으로 퍼블리싱 수수료 등 수익 배분 문제를 꼽고 있지만, 양사는 원만한 합의를 통해 진행된 결과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서비스뿐 아니라 이용자 DB(데이터베이스)까지 이관하는 과정에서 잡음없이 합의가 이뤄진 것은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이례적이라는 것이 양사의 평가다.

    한편 카카오게임즈 측은 "검은사막의 국내 서비스 계약과 상장 이슈를 직접적으로 연결하기는 어렵다"며 "PC온라인게임의 경우 카카오 배틀그라운드를 비롯해 출시를 앞두고 있는 패스 오브 엑자일, 에어 등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