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10대 인터넷 이용자 검색 채널 70%단순 동영상 시청 넘어 '검색 영역'으로 영향력 확대어설픈 구글 따라하기… 10대도, 30~40대도 모두 잃는다
  • 지난 주말의 일이었다. 큰집에 놀러온 초등학교 3학년생인 조카가 열심히 리코더를 불고 있었다. 음악 실기평가를 보기 위해서라고 한다. 조카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삼촌은 궁금함이 생겼다. 대체 뭘보고 연습을 하는거지?

    조카는 테블릿PC에 구글 유튜브 영상을 틀어놓고 고사리같은 손가락을 분주히도 따라 움직였다. 화면 속에는 강사의 목소리만 들리고 조카와 비슷한 나이또래 여자 아이가 연습을 하고 있었다. 영상을 보고있자니 마치 1대1 과외 레슨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내 삼촌은 조카에게 물었다. "왜 유튜브로 봐?" 조카는 대답했다. "동영상이 바로 나오니까요." 의문이 들었다. 네이버에도 영상이 넘쳐날텐데. 바로 핸드폰을 켜고 네이버에 검색을 해봤다.

    네이버 검색창에 '리코더 치는 법', '리코더 연습', '리코더 부는 방법' 등 다양한 키워드를 입력해 봤다. 제일 상단에는 리코더와 관련된 레슨, 업체 등 파워링크가 나왔다. 동영상은 그 아래에 배열돼 있었다. 동영상 카테고리를 클릭해보니 '일본의 리코더 부는 법', '유튜버의 리코더 코로 불기' 등 흥미 위주의 영상들이 주를 이뤘다.

    구글의 검색창을 켜고 똑같은 키워드로 입력해 봤다. 제일 상단에 유튜브 영상들이 떴다. 그 아래에는 리코더 악보들과 관련된 이미지가 보였다. 네이버와 달리 파워링크는 보이지 않았다. 영상들 대부분은 아이들이 리코더를 가지고 놀거나 연주를 하고 있었다. 키워드에 적합한 결과들이었다. 

    KT그룹 디지털 미디어렙 나스미디어에 따르면 10대 인터넷 이용자의 10명 중 약 7명이 유튜브를 검색 채널로 이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단순히 동영상 시청이 아닌 검색 영역까지 유튜브의 영향력이 확대됐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들의 하루 평균 모바일 동영상 시청 시간은 120분에 달한다. 

    네이버는 올해 초 모바일 웹을 전면 개편했다. 첫 화면의 강력한 유인효과였던 뉴스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빼고 커다란 검색창을 띄우는 모험을 단행했다. 뉴스와 실검을 둘러싼 여론 조작 시비에서 벗어나려는 취지도 엿보였다. 최근에는 모바일 앱에 인공지능(AI) 기반 동영상 뷰어 서비스를 실시, 동영상 콘텐츠 생태계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이버의 이용자 이탈은 불가피해 보인다. 유튜브는 조카와 같은 10대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네이버를 즐겨썼던 삼촌과 같은 30대도 개편된 시스템이 영 익숙치가 않다. 네이버의 실험적인 시도는 이해하지만 이용자들의 욕구는 충족되지 않는 모양새다.

    한참을 연습하던 조카는 더 큰 화면으로 보고싶다며 거실 TV에 유튜브 화면을 띄웠다. 삼촌도 잘 모르는 TV 연결을 조카는 단 몃 초만에 척척 해냈다. 얼리어답터를 넘어선 10대들을 충족시킬만한 네이버의 무기가 과연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