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이어 美·日 5G 장비 도입 개막...'5G 전쟁' 본격 돌입美·日 진출 막힌 화웨이, 240조 中 내수 수요로 점유율 사수 안간힘5G 장비로 점유율 1위 올라선 삼성전자...화웨이 공백 채워 올해 네트워크 사업부 매출 30% 증가 전망
  •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시작으로 미중 무역 분쟁이 절정에 달한 가운데 이제 막 상용화를 시작한 글로벌 5G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 패권이 변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가격경쟁력과 물량을 앞세운 화웨이가 글로벌 5G 장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빠르게 나섰지만 특히 통신장비를 중심으로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며 위기에 빠졌다. 

    화웨이가 올 하반기 이후 개화되는 미국과 일본 , 유럽 등 신규 시장 진출에 제동이 걸리면서 우수한 기기 성능과 납품 안정성을 갖춘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데 힘이 실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에서 5G 통신장비 사업을 맡고 있는 네트워크 사업부 매출이 올해만 3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어지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분쟁으로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 1위인 화웨이가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5G 통신장비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만 5G 통신장비 사업으로 기존 네트워크 사업부 매출에서 30% 성장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가를 통해 나오는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은 화웨이가 3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압도적 1위 자리를 점하고 있다. 화웨이는 이미 지난 2014년 이래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을 정도로 통신장비업계에서 영향력이 대단하다. 그 뒤를 노키아와 에릭슨, ZTE 등이 잇고 있지만 점유율은 10% 안팎으로 1위와 큰 격차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준으로 이 시장에서 7위 수준에 머물었다. 점유율로 보면 5% 미만으로 1위인 화웨이와는 사실상 비교가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5G 네트워크 장비를 기준으로 점유율을 보면 상황은 다소 달라진다. 일찌감치부터 5G시장 선점을 위해 장비 개발과 상용화에 매진해온 삼성전자가 전세계에서 가장 빨리 5G 상용화를 시작한 국내시장을 기반으로 사업에 속도를 냈다. 그 결과 이 기간 삼성전자의 5G 통신장비 점유율은 37%로 화웨이(점유율 28%)를 크게 앞섰다. 에릭슨(27%)과 노키아(8%)도 삼성의 뒤를 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국내 5G시장을 기반으로 스타트를 잘 끊었지만 본 게임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한국의 뒤를 이어 중국과 미국, 일본 등 훨씬 더 큰 규모의 5G 장비 구축 시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3대 통신사가 향후 7년 간 5G 인프라에 2000억 달러(약 240조 원)라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을 예정이라 향후 5년 간 20조~30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한국 5G보다 8~12배 큰 시장이 마련되는 셈이다. 미국도 5G 상용화가 시작되는 올해만 30조 원 규모의 투자를 시작하고 일본도 향후 5년 간 30조 원 가량을 5G 인프라에 투자한다.
  • ▲ ⓒ삼성전자
    ▲ ⓒ삼성전자
    이 같은 대규모 산업 발전을 앞두고 미국이 중국에 대한 관세와 제재 수위를 높이면서 상황은 또 한번 반전을 앞두고 있다. 미국정부가 정부기관을 비롯해 민간기업에도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을 금하면서 우선적으로 미국 5G 장비 시장에 화웨이의 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화웨이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유력한 사업자로 삼성전자를 언급하고 있다. 특히 5G 장비에 강점을 두고 있는 제품력을 앞세워 안정적으로 납품하고 통합 관리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을 최대 장점으로 꼽는다. 삼성전자는 미중 무역분쟁에 앞서서도 국내에 이어 두번째 5G 개막을 앞두고 있는 미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28GHz 대역의 고품질 제품으로 공략에 나섰고, AT&T와 스프린트, 버라이존 등의 주요 통신사에 5G 통신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일본시장도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중국업체들보다는 삼성전자의 장비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2020년 상반기 중에 5G 상용화를 목표로 통신장비 관련 발주를 활발하게 진행할 예정으로, 기존에 삼성전자 장비를 사용하던 통신사업자 KDDI를 비롯해 화웨이 장비 비중이 70%를 넘었던 소프트뱅크 마저 '탈(脫) 화웨이'를 외치고 있어 일본 5G시장에서 삼성전자가 공략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다만 최대 시장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중국은 화웨이와 ZTE 등 자국업체들에 사실상 모든 물량을 밀어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며 '그들만의 잔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와 ZTE 등은 미국이나 일본에 이어 향후 유럽시장까지 진출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자국 수요를 기반으로 전체 시장점유율을 지켜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올해 화웨이의 공백을 채우는데 성공하면 5G 통신장비 사업을 담당하는 네트워크 사업부 매출은 4조~5조 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본격적인 5G 장비 시장 진출을 앞두고 네트워크 사업부가 내부적으로 목표를 뒀던 '5G 통신 장비 글로벌 점유율 20%'의 꿈을 이룬지는 오래지만 올 하반기와 내년, 후년에 걸쳐 점차 확대될 글로벌 5G시장에서 화웨이나 에릭슨, 노키아 등을 끝까지 견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