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의 본고장 진출 확대프랑스 3호점·제조 공장 설립 검토미국서 내년까지 매장 300개 확대 목표
  • ▲ 파리 샤틀레점 전경ⓒ김보라 기자
    ▲ 파리 샤틀레점 전경ⓒ김보라 기자
    SPC그룹이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동남아 시장에 집중했다면 '빵의 본고장' 프랑스, 미국에 힘을 주고 있다. 최근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 등으로 식품업체들이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 시장이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도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고 있는 해외사업은 새로운 성장동력"이라고 언급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2030 글로벌 그레이트 푸드컴퍼니 비전은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통해 2030년 매출 20조원, 전세계 1만2000개 매장 달성이라는 비전이다. 전체 매출 가운데 50% 이상은 글로벌에서 벌어들이겠다는 게 허 회장의 목표다. 

    ◇"파리바게뜨가 한국 브랜드?"… 파리지앵 입맛 잡은 동네빵집 
    지난 6월28일(현지시각) 오전 9시. 파리 1구 지하철 샤틀레역에서 도보로 3분 정도에 익숙한 간판이 눈에 띄었다. 파리바게뜨 샤틀레점이었다. 한국에서의 파란색 파리바게뜨 로고와 달리 파리에서는 옛 건물들과 어우러질 수 있도록 '토프(Taupe, 회갈색)' 계열의 고급스럽고 클래식한 느낌이었다.

    파리바게뜨는 지난 2014년 7월 국내 최초로 프랑스 파리에 진출했다. 1988년 프랑스풍의 정통 베이커리를 표방하며 국내에 첫 매장을 선보인 지 26년 만에 프랑스 파리 중심가에 문을 연 것.

    한국 파리바게뜨 콘셉트와 비슷한 샤틀레점은 면적 200㎡, 좌석 46석 규모의 카페형 점포로 구성됐다. 프랑스인들의 소비패턴에 맞는 프랑스빵과 패스츄리, 샌드위치 등을 중심으로 판매하면서 생크림 케이크와 조리빵 등 선보이고 있었다. 가격은 근처 동네 빵집보다 저렴하다는 게 직원의 설명이다.

    매장 안에는 빵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줄서 있고, 한 쪽에 마련된 테이블 좌석에서는 고객들이 빵과 음료를 즐기고 있었다. 이 곳에서 만난 파리 소비자는 "일주일에 3번 정도 파리바게뜨를 방문한다. 한국 브랜드인지 몰랐는데 최근에 알게 됐다"면서 "한국 브랜드를 떠나 여기 파티쉐가 프랑스 사람이라 상관 없다. 정말 맛있다"고 말했다.

    실제 SPC그룹은 프랑스 현지의 숙련된 제빵사들을 채용하고 국내 최고의 기술 인력을 파견해 고유의 레서피를 교육 중이다. 프랑스 매장(2개)에서 근무하는 직원 30명은 전원 프랑스인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파리바게뜨 파리 샤틀레점은 1년 만에 방문객이 개장 초기보다 20% 이상 늘어난 일 850명에 이른다"면서 "일평균 매출도 25% 넘게 증가해 국내 매장 평균 매출의 3배를 기록하는 등 프랑스 시장에 연착륙했다"고 설명했다.

    SPC그룹은 샤틀레점을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로 운영하며 유럽 시장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5년 프랑스 2호점인 오페라점 오픈에 이어 올해 3호점을 계획하고 있다.

    매장 뿐 아니라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에 제빵 공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빵을 주로 미국과 한국으로 수출할 예정이다. 프랑스에 직접 공장을 세워 파리바게뜨라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도 목적이다. 
  • ▲ 파리바게뜨 샤틀레점 매장 안에는 빵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줄서 있다 ⓒ김보라 기자
    ▲ 파리바게뜨 샤틀레점 매장 안에는 빵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줄서 있다 ⓒ김보라 기자
    ◇트럼프 만난 허영인 회장… 美 사업 확대  

    허 회장은 최근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을 통해 대미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SPC그룹은 간담회 초청 기업 중 유일하게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 특성상 일자리 창출 유발 효과가 큰 만큼 간담회에 초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2002년 9월 미국법인을 설립했다. 현지 생산시설 2곳을 설립하고 철저한 시장조사와 현지 트렌드 분석을 통해 2005년 10월 L.A 코리아타운에 미국 1호점(웨스턴점)을 오픈했다. 다양한 상권에 진출하며 매장 운영에 대한 경험을 축적했으며 2016년 5월에 세너제이 호스테터점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가맹사업도 시작했다. 매장 직원은 2600여명에 달한다.

    미국 점포수는 2014년 38개에서 2019년 78개다. 이 기간 미국법인의 매출은 1087억원에서 지난해 1551억원으로 증가했다.

    SPC 관계자는 "일평균 약 3만5000명, 연간 약 1200만명의 미국인들이 파리바게뜨 매장을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SPC그룹은 미국에 2020년까지 파리바게뜨 매장 300여개 매장을 내고 2030년까지 2000개를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장 확대를 통해 총 6만 여개 일자리가 창출할 것으로 회사는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식품시장 규모가 가장 크면서도 미래 성장성이 밝다"면서 "여기에 최근 한류와 한국 식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한국 음식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식품업체들이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