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파나소닉 등 OLED TV 판매량 급성장 6월 패널 수입액 1300만달러 돌파… 역대 '최대'LG디스플레이, 8K 등 '하이엔드' 기반 지속 성장 기대日 수출 제한, 새 해법… 패널 수출 제한 맞서면 소니 TV 사업 접어야
  • ▲ 자료사진. ⓒLG전자
    ▲ 자료사진. ⓒLG전자
    일본 TV시장에 '하이엔드' 열풍이 매섭게 불고 있다. OLED 제품군의 판매량이 1년새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일본 제조사들이 OLED에 힘을 주면서 패널을 독점 공급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의 수혜도 기대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일본 지역에서 판매된 OLED TV는 총 5만8400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2만6300대에 비해 122% 증가한 수치다.

    일본은 평판 디스플레이의 본고장인 만큼 OLED 등 하이엔드 제품의 수요가 높은 시장이다. 일본 소비자들이 자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 외산 가전의 무덤으로 불리는 상황에서도 LG전자의 OLED TV가 흥행한 것이 그 이유다. LG전자는 최근 초프리미엄 브랜드 'LG 시그니처(LG SIGNATURE)'를 일본에 런칭하기도 했다. 

    자국 시장을 꽉 잡고 있던 일본 TV 제조사들도 속속 OLED 진영에 합류하면서 하이엔드 제품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는 추세다. 현재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는 OLED 브랜드는 LG전자를 비롯해 소니, 파나소닉, 후나이 등 일본 기업과 지난해 중국 하이센스에 넘어간 도시바 등이다. 

    IHS마킷 집계 결과 소니는 올 1분기에만 일본 시장에서 OLED TV를 2만7000대를 판매하면서 지난해 1분기 9000대에 비해 3배 증가했다. 이는 2017년 연간 판매량인 2만5000대보다 많은 물량이다.

    파나소닉은 소니만큼 판매량 증가가 크지 않지만 같은 기간 74.8% 늘어난 1만8000대를 판매했으며 도시바도 6500대를 판매하는 등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일본 제조사들이 OLED에 힘을 실으면서 LG전자의 일본 판매량은 13.1% 감소한 5300대에 머무는 등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일본에서 LG전자가 OLED 지배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지만, TV용 OLED 패널을 독점 공급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매출처 다변화 등 호재가 될 전망이다.

    실제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통계를 보면 국내의 일본향 OLED 패널 수출액은 지난 5월 1000만달러를 돌파한 후 지난달 1320만달러를 기록, 전년 동월 570만달러 대비 129% 급증했다. 일본은 스마트폰 제조 비중이 높지 않은 만큼 대부분 TV용 대형 패널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같은 기간 전세계 수출액이 12.5%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일본에서 OLED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말 일본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파인테크 재팬(Finetech Japan)'에서 여상덕 LG디스플레이 고문은 "일본에서 OLED TV는 하이엔드 TV 시장의 69%를 점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TV는 삼성과 LG 등 국내 기업과 함께 프리미엄 브랜드로 분류되는 만큼 향후에도 OLED 제품의 판매량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부터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OLED 생산라인이 본격 양산에 돌입하면서 수요 갈증이 해소될 전망이며 8K, 롤러블, 월페이퍼, 투명 디스플레이 등 고부가 제품들도 속속 등장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은 내년 '2020 도쿄올림픽'을 8K로 중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LG디스플레이와 협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일본 TV는 국내 기업 브랜드 다음가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경쟁력이 떨어진 LCD 제품 대신 OLED 비중을 늘려나가는 추세"라며 "연말부터는 올림픽 영향으로 OLED 제품 판매량이 눈에 띄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 기업들도 자국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에 따른 OLED 수급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국의 영자지 중앙데일리를 인용해 "한·일간 무역 분쟁이 극한으로 치닫을 경우 한국이 OLED 패널의 대일본 수출을 제한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박재근 한양대 교수는 중앙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일본에 대해 OLED 디스플레이 패널 수출 제한으로 맞서면 소니는 하이엔드 TV 사업을 접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