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공고 아시아나 인수전에 컨소시엄 통해 참여 의사항공업계 "대한항공 진척 없으니까 아시아나 찔러보는 투기자본" 반발자금조달 및 컨소시엄 구성 등 참여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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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나항공

    항공업계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업계 전체가 이른바 강성부펀드(KCGI)에 의해 조롱 당하고 있다는 분위기다. 갑질 등을 명분으로 한진칼 2대주주에 오른 KCGI가 이번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KCGI는 최근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5일 금호산업은 산업은행과 함께 아시아나항공 매각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인수전 시작을 알렸고, 이에 KCGI가 아시아나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음이 전해진 것이다.

    이를 두고 항공업계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투기자본에 가까운 KCGI에 항공업계 양대 산맥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휘둘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대 2조원에 육박하는 아시아나 인수전에 KCGI가 참여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것은 항공업계를 완전 무시하고 조롱하는 처사이다”라고 성토했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자금력도 없는 조그만 사모펀드가 대한항공을 인수하겠다고 몇번 찔러보더니, 이번에는 아시아나를 겨냥했다는 발상 자체가 어이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KCGI는 현재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15.98%를 보유한 2대주주이다. 올해 초 정기주총에서 대표이사 교체 등으로 경영권을 위협한 바 있다. 이후에도 지분을 추가 매입하며 대한항공을 넘어 한진그룹 전체를 삼키려는 시도를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델타항공이 한진그룹의 백기사로 등장하면서 무게 중심이 다시 기울자, 이번에는 아시아나항공을 타깃으로 삼았다.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경영권 침탈이 여의치 않자, 뚜렷한 인수 희망자가 없는 아시아나를 싼 값에 인수해보려는 속내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투자자들에게 만족할만 성과를 내지 못하자, 아시아나라는 새로운 미끼로 추가 투자를 받아내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KCGI는 자금력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KCGI는 한진칼 지분 획득과정에서 500억원을 주식담보 대출로 받았다. 만기 연장이 이뤄지지 않은 미래에셋대우의 대출금 400억원은 상환했지만, 추가 대출금 상환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아시아나 인수전 카드를 꺼내며 투자자들을 독려해 보려는 심산이라는 얘기다.

    항공업계는 KCGI의 자금 마련 계획과 그 진정성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실제로 KCGI가 예비입찰과 본입찰에 참여할지, 특히 컨소시엄 구성 등을 통해 충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