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구긴 DGB금융…JB금융에 밀려 3위로BNK금융, 비은행 선전에도 부산은행이 발목계열사 의존도 분산·포트폴리오 다각화 '필수'
  • 3대 지방금융그룹이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순이익 순위가 변동했다.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의 성장세가 희비를 가른 만큼 하반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한 2·3위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상반기 순이익差 25억…DGB vs JB 경쟁 예고

    6일 각 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지배주주지분 당기순이익으로 JB금융그룹은 2041억원, DGB금융그룹은 2016억원을 기록했다. 

    두 그룹의 계열사 수와 총자산을 고려하면 상반기 대전은 DGB금융의 참패다. JB금융이 전년 대비 47.5% 성장할 때 DGB금융은 1.7% 성장에 그쳤다. 

    DGB금융의 총자산은 6월 말 기준 77조9220억원으로 8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5개 계열사를 둔 JB금융은 총자산 46조5374억원으로 국내 금융그룹 중 가장 덩치가 작다.

    DGB금융이 지방금융그룹 3위로 내려앉은 데에는 핵심 계열사인 대구은행 몫이 크다. 여기에 하이투자증권 인수 효과도 지난해처럼 빛을 보지 못했다.

    하이투자증권의 상반기 순이익과 영업이익 모두 각각 24.4%, 32.3%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그룹의 대규모 일회성 요인에도 불구하고 하이투자증권 인수로 발생한 염가매수차익 덕에 높은 순이익을 냈었다.

    대구은행도 순이익, 영업이익 모두 각각 전년 대비 10.1%, 11.6% 감소했다. 특히 수익성뿐만 아니라 자산건전성 등 주요 경영지표도 부진한 게 타격이 컸다.

    반면 JB금융은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의 고른 성장에 3년 연속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상반기 양호한 실적에는 핵심이익의 견조한 성장과 대손비용 하향 안정화, 주식교환에 따른 광주은행의 100% 자회사 편입 효과에 기인한다. 

    올해 초 지주사 조직을 축소하고 인원 30%를 영업점으로 발령내는 등 대규모 조직개편을 통해 불필요한 경비를 절감하고 비용 효율화를 단행하면서 자산건전성이 개선된 점도 주요했다. 그룹 충당금도 건전성 개선에 따른 일회성 환입 요인으로 크게 감소했다.

    현재 DGB금융과 JB금융의 순이익 차이는 25억원에 불과하다. 충분히 반전을 꾀할 수 있는 만큼 하반기 2위 쟁탈전에 불꽃 튀는 경쟁이 예고된다.

    시장에서는 DGB금융의 하이자산운용 및 하이투자선물 매각이익이 반영되는 3분기 이후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DGB금융은 지난 5월 손자회사인 하이자산운용과 하이투자선물 지분을 매각했다.

    업계 관계자는 "DGB금융의 손자회사 매각이익이 3분기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며 "JB금융도 연속해서 고성장을 이루고 있는 만큼 2위 다툼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위' BNK 뒷걸음질…맏형 부산은행 부진 탓

    지방금융그룹 중 가장 덩치가 큰 BNK금융은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나 상반기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다. 

    BNK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3512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이는 그룹 내 맏형인 부산은행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순이익과 영업이익 모두 각각 10.3%, 10.5% 감소했다. 

    그나마 순이익 낙폭이 크지 않은 것은 거액 부실 감소에 따른 충당금 환입으로 대손비용이 축소했고, 특히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호조 덕분이다. 

    7개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30.2% 증가했다. 하지만 그룹의 은행 의존도가 높은 탓에 비은행의 높은 성장세에도 전체 실적 부진을 막지 못했다.

    비은행의 순이익 기여도는 지난해 상반기 12.4%에서 올해 16.1%로 상승했으나 은행 기여도는 83.9%로 여전히 압도적이다.

    은행 의존도가 높은 것은 DGB금융도 마찬가지다. BNK금융의 기여도는 부산은행 54.5%, 경남은행 29.4%로 나눠져있지만, DGB금융은 은행이 한 곳인데도 불구하고 81.2%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은행 영업 환경은 대내외 불확실한 환경 속 지속되는 시장금리 하락과 대출 규제 강화 등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룹의 의존도를 분산하고 비은행 계열사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절실해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