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플레이'에 10억 투입… 미래사업 발굴 '가속페달'지분투자-벤처펀드 조성 이어 초기 기업까지 접근법 다양화
  • LG전자가 미래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새로운 투자방법을 시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해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계열사별로 진행된 벤처펀드 조성에 이어 최근에는 기술 스타트업을 발굴해 육성하는 액셀러레이터에 투자해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투자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6월 기술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퓨처플레이'에 10억 원 가량을 투자했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는 스타트업에 초기 자금과 멘토링을 제공해 벤처 단계로 성장시키는 역할을 하는 기업으로 재무나 마케팅, 디자인, 전략 등 스타트업 경영에 필요한 인프라와 컨설팅 등을 전반적으로 제공하게 된다.

    퓨처플레이는 지난 2013년 설립된 회사로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에 액셀러레이터로 등록했다. 인공지능(AI)이나 자율주행, 블록체인 등 미래사업으로 각광받는 분야에 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을 발굴해 투자하는 것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업체다.

    LG전자 외에도 네이버와 SK플래닛 등의 대기업이 이번 퓨처플레이 투자에 동참했다. 전체 30억 원의 투자 중 LG전자가 10억 원을 투자해 퓨처플레이 지분 3% 가량을 확보하게 됐다.

    이처럼 LG전자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구광모 회장이 LG그룹의 새로운 수장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벤처투자와 신기술 스타트업 발굴을 시작한 LG전자는 그간 직접 지분 투자에 나서거나 벤처투자 전용 펀드를 조성하는 등의 시도를 했지만 이번처럼 액셀러레이터에 투자한 적은 없었다.

    지난해는 특히 LG전자의 적극적인 미래사업 발굴 의지가 드러났던 해였다. 일부 외부 펀드 출자에만 참여하며 벤처투자에는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나타내던 과거와는 달리 주요 계열사가 동참해 조성한 펀드(LG Technology Ventures)와 LG전자가 자체 조성한 펀드(LG electorics fund) 등으로 활발한 투자가 진행됐다.

    직접 지분투자한 케이스도 상당수였다. 지난해 3월 AI 스타트업 '아크릴'에 20억 원을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로봇기술기업 '보사노바 로보틱스(Bossa Nova Robotics)', AI프로세서 설계업체 '자이어팔콘(Gyrfalcon Technology)' 등에 투자가 이어졌고 하반기에는 모빌리티 분야로 눈을 돌려 '바야비전 센싱(VAYAVISION SENSING)'과 차량용 AI센서업체 '에이아이(Aeye)'에도 투자가 이뤄졌다. 모빌리티 분야 투자는 지분 투자 외에도 '차이나 모빌리티 펀드' 등과 같은 펀드 출자 방식도 병행돼 더욱 힘이 실렸다.

    여기에 국내외를 망라해 4차 산업혁명 관련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스타트업을 집중적으로 발굴해 육성하는 액셀러레이터까지 활용하게 되면서 LG전자의 미래사업 발굴에 가속이 붙을 것이란 관측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LG그룹이 투자 다양성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여러 투자 방법을 활용하는 모습"이라며 "액셀러레이터를 통해 보다 초기 단계에 있는 기업으로까지 투자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