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I 지난 10일 기준 2393포인트 기록… 올해 초 이후 상승세IMO 환경규제 다가오면서 선박 공급률 하락… 수급개선 기대감SCFI는 9월 첫째주 795.05로 연초 최고점에 비해 17% 이상 하락
  • ▲ Vale사(社)와 철광석 장기운송계약을 수행 중인 팬오션의 'SEA FUJIYAMA'호. ⓒ팬오션
    ▲ Vale사(社)와 철광석 장기운송계약을 수행 중인 팬오션의 'SEA FUJIYAMA'호. ⓒ팬오션
    내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환경 규제를 앞두고 국내 해운사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철광석 수요 증가로 벌크 운임지수는 9년여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반면, 컨테이너 운임지수는 미·중 무역분쟁 등의 여파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벌크선 운임의 기준이 되는 발틱운임지수(BDI)는 지난 10일 기준 2393포인트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보다 포인트가 다소 떨어지긴 했으나. 올해 초 최저치(595포인트)를 찍은 이후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2518포인트를 기록해 지난 2010년 11월(2510포인트)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미·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악재로 컨테이너 물동량이 줄어들고 있음에도 운임이 오르고 있는 것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가 코앞으로 다가와서다. 스크러버를 장착하는 컨테이너선이 늘어나면서 선박공급 증가율이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

    브라질 광산 댐 붕괴사고로 인한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되면서 철광석 물동량이 늘었고,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석탄 수요가 증가한 것도 운임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벌크선을 주력으로 하는 팬오션과 대한해운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팬오션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50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0.8% 증가하는데 그쳤다. 대한해운 역시 올해 2분기 영업이익 34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도 운임 상승이 예상되고 있어 전망이 밝다. 국내 벌크선사들의 경우 전용선 계약 중심이라 단기 BDI에 따른 영향이 크진 않지만, 환경규제에 따른 수급개선 기대감으로 인한 기대감이 작용할 것이란 판단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경규제 강화로 비가동일수와 폐선이 늘어남에 따라 운임은 구조적으로 상승할 전망"이"원화 약세 흐름에 더해 전용선 계약 위주의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감안하면,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단기 불확실성 확대에도 국내 벌크선사들의 이익 모멘텀에 대한 우려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컨테이너선 운임의 기준이 되는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반등 기미를 찾지 못하고 있다. SCFI는 9월 첫째주 795.05로 연초 최고점(968포인트)에서 17% 이상 하락했다. 3분기가 해운업의 전통적인 성수기인데도 SCFI는 800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되면서 물동량이 감소한 가운데 글로벌 해운사들의 선복량 경쟁으로 운임 상승에 제동이 걸린 탓이다. 벌크선과는 달리 공산품을 실어나르는 컨테이너선 시장은 무역 분쟁에 따른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실제로 올해 중국의 상반기 대미수출은 전년대비 8.1% 감소했다.

    시황 회복이 늦어지면서 국내 대표 컨테이너선사인 현대상선은 벌크선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7년 발주했던 30만톤급 초대형 유조선(VLCC) 5척이 운항에 들어가는 등 안정된 수익원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현대상선의 벌크선 선대 규모는 지난해 말 약 300만DWT에서 9월 기준으로 430만DWT까지 상승했다.

    업계선 선대확보를 위한 글로벌 선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지만 내년 시황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환경규제로 인한 영향으로 벌크선에 이어 컨테이너선 시장도 회복세를 나타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노후 선대 규모가 많은 선사는 발주를 앞당길 것으로 보이며, 얼라이언스간 보유 선대에 차이가 분명해 선대확보를 위한 경쟁이 더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선박 공급 부족에 양대 얼라이언스간 경쟁까지 더해질 경우 컨테이너선 시장도 빠르게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운임이 상승한 것은 해운사들에게 긍정적인 요소로 볼 수 있지만, 외부적인 변수가 많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면서 "주위 환경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어 안심하긴 이르다"고 말했다.